조용준기자
영월 잣봉에서 내려다본 동강 어라연의 풍광이 장쾌하다.
[아시아경제 조용준 기자]계사년(癸巳年) 뱀의 해가 밝았다. 올 첫 여행지 선정이 걱정이다. 새해의 의미도 담고 싶다. 뱀의 해의 연관성도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 하지만 그런 곳을 찾는다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새해 첫날부터 머리가 꽉 막혔다. 어디 내 마음먹은대로 되는게 있던가ㆍㆍㆍ. 전국 지도를 펼쳐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새해면 으레 떠오르는 동해바다쪽으로 가볼까. 아니면 이색적인 곳을 찾아볼까. 이런 저런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해지는 순간, 딱 한곳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두개의 강이 흐르는 강원도 영월이다. 굽이쳐 흐르는 사행천(蛇行川)인 동강은 뱀의 해에 딱 맞아 떨어지고, 부드러운 서강은 새롭게 태동하는 2013년의 대한민국을 보여주는 한반도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선돌의 아름다운 설경과 단종의 한이 서린 청령포 등 볼거리가 넘쳐난다. 이만하면 영월이 새해 첫 여행지로 손색이 없을만하다.눈덮힌 숲길을 따라 잣봉가는길
이곳에선 어라연의 속살을 숨김없이 볼 수 있다. 동강위에 우뚝 솟은 삼선암과 옥순봉, 깎아지른 뼝대, 눈 덮힌 초승달 모양의 모래톱 등 눈앞에 펼쳐진 천혜의 비경은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다. 잣봉과 전망대를 거쳐 만지마을 쪽으로 걸어 원점으로 돌아오는 강변길의 운치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내려서는 길은 가파른 내리막이다. 눈이 쌓여 있어 여간 미끄러운게 아니다. 아이젠을 착용했지만 발걸음은 조심스럽다. 거꾸로 이쪽길로 해서 잣봉을 올랐다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험한 구간에는 곳곳에 밧줄이 매어져 있다. 하산길에서 살짝 벗어나 칼바위 능선쪽으로 가면 급하게 휘어진 물길아래 어라연과 삼선암이 손에 잡힐 듯 내려다보인다. 다시 강변길로 나서 가다보면 전산옥 주막터를 만난다. 전산옥이란 1970년대 초반까지 이곳에서 주막을 지키던 주모의 이름이다. 지금은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지만 그당시 동강 떼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곳이였다. 주막을 지나 강변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출발지로 내려선다. ◇눈덮힌 한반도에 또 하나의 한반도--선암마을선돌의 풍광
전망대를 나와 차로 한 10분정도 영월 방향으로 가면 소나기재 정상이 나온다. 고갯마루에 차를 대고 평탄한 오솔길을 잠시 걸어 들어가면 까마득한 낭떠러지에 서강 최고의 절경인 '선돌'이라는 커다란 기암이 반긴다.선돌은 신선이 노는 곳이라 불릴 정도로 서강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장소로, 그 경치 또한 아름답기 그지 없다. 이 거대한 바위덩이는 옥황상제가 큰 칼로 절벽을 뚝 베어 반으로 잘라 놓은 듯 두 봉우리가 솟아 올라 있는 모양이다. 우뚝 솟은 선돌 너머로 서강이 하얀 솜이불을 덛고 침잠에 빠져 있다. 영월=글ㆍ사진 조용준 기자 jun21@asiae.co.kr◇여행메모△가는길=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중앙고속도로 제천 나들목을 나온다. 38번 국도를 따라 영월방면으로 가다보면 한반도마을 이정표가 나온다. 잣봉 트레킹은 영월에서 태백방면으로 나서 동강을 따라 어라연방면으로 가다 거운리 거운분교로 가면된다. △볼거리=단종의 한이 서린 청령포와 장릉, 고씨동굴, 감삿갓유적지, 요선암, 주천강, 별마로 천문대, 다한우촌 등이 유명하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또 영월은 박물관의 고장으로 불릴정도로 다양한 박물관이 많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