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기준 2억2918억$..내달부터 매달 850억$ 추가 매수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보유한 자산 규모가 3조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FRB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으로 FRB가 보유한 전체 자산 규모는 2조9218억달러가 넘는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전이었던 2008년 9월10일 FRB가 보유했던 자산 규모는 9272억달러에 불과했으나 월스트리트 붕괴를 막기 위한 달러 투입이 지속되면서 FRB의 보유 자산은 4년여만에 3배 이상으로 불었다. 하늘에서 달러를 뿌린다고 해서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이 붙은 벤 버냉키 FRB 의장의 부양 조치가 내년에도 계속될 여건이 조성되면서 내년 FRB의 보유 자산 규모가 4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FRB는 내년 1월부터 매달 850억달러의 자산을 매입할 계획이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1년 후 4조달러도 가능하다. FRB는 지난 9월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매월 400억달러 규모의 모기자담보증권(MBS) 매입을 뼈대로 한 3차 양적완화를 발표했다. 여기에 지난 12일 FOMC에서 내년 1월부터 450억달러 규모의 장기 국채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FRB 총자산 추이 [출처: FOMC 홈페이지]
지난달 6일 대통령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FRB가 자산을 대규모로 확대할 발판이 마련됐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버냉키 의장을 해임해 FRB의 부양 조치에 제동을 걸겠다고 밝혔던 공화당의 밋 롬니 대선 후보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민주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버냉키 의장은 내년에도 헬리콥터를 운항할 수 있게 됐다. 12일 FOMC에서 국채 매입 외에 부양조치를 지속하기 위한 실업률 목표치를 설정하는 예상보다 강한 부양 조치가 발표된 것도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내년 FOMC 위원들에는 강력한 부양론자인 제임 에릭 로젠버그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준) 총재,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준 총재가 새로 합류하게 된다. FRB의 통화정책에 대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FOMC 통화정책 위원들은 FRB 의장과 부의장, 이사 등 FRB 인사들 외에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준) 총재가 참여한다. 여기에 뉴욕을 제외한 나머지 11개 지역 연준 총재들 중 4명이 매년 순번을 정해 FOMC 투표권을 행사한다. 내년에 새로 합류할 4명의 지역 연준 총재들 중 에반스와 로젠버그 총재는 버냉키 의장의 부양 조치에 계속 강력한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물가 안정보다 경기 부양을 중시하는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최근 거듭해서 FRB가 특정 실업률 목표치를 설정하고 부양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는 최근 버냉키가 내년 FRB를 완전히 장악할 것이라며 2013년은 버냉키의 해라고 전했다. 영국 은행 바클레이스는 내년에 FRB가 가장 중요한 금융시장 참가자가 될 것이라며 연말까지 미 국채 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채의 3분의 1 이상을 보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FRB는 실업률이 6.5%로 하락할 때까지 부양조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현재 FRB는 2015년 중반에나 실업률이 6.5%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2015년 중반까지는 최소한 제로금리가 유지되는 등 현재 FRB의 부양 기조가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년 하반기 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물가를 우려해 FRB가 자산 매입은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 바클레이스는 내년 7월 국채 매입을 중단하고 12월에는 MBS 매입도 중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6년 2월 취임해 연임에 성공한 버냉키 의장의 임기는 2014년 초 종료된다. 바클레이스는 버냉키 의장이 3연임을 하지 않을 경우 현 상황에서는 재닛 옐런 부총재가 후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옐런도 제로금리를 2016년까지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비둘기파다. 바클레이스는 옐런이 차기 총재가 되면 중간선거가 있는 2014년 말까지 FRB의 통화정책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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