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번홀(파3)은 아일랜드 그린을 가진 서던힐스의 시그니처 홀이다.
태국 남부 핫야이국제공항에서 15km떨어진 서던힐스골프장으로 향했다. 말레이시아로 가는 칸자니와닛 고속도로 옆에 자리 잡은 코스다. 태국은 우리나라 동절기인 12월~3월까지가 건기로 오히려 골프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골프 겸 피한차 태국으로 날아가 핫야이시에 도착해 여장을 풀었다. 송클라주의 중심 도시, 인구는 16만명이다.이튿날 아침 6시 호텔을 출발해 미국의 골프장 디자이너 페리 오 다이(Perry O.Dye)가 설계한 골프장을 찾았다. 입구가 마치 고등학교 정문같이 붉은 벽돌과 팜트리로 치장돼 있어 태국 시골풍경을 자아낸다. 1999년 개장했고, 18홀(파72ㆍ7045야드) 규모로 계곡의 풍부한 물과 주변 숲을 활용해 조성됐다. 직선홀은 몇 개 없고 대부분 도그렉 홀이거나 물을 끼고 빙 돌아가는 홀이라 무엇보다 드라이브 샷이 중요하다. 전반 9개 홀은 평탄하지만 페어웨이 양쪽이 숲이다. 난이도는 중상급, 그린의 모양과 크기가 다양해 정상적으로 온을 시켜도 파 잡기가 만만치 않다. 그린이 우리나라 지도처럼 생긴 홀이 있는가 하면 제주도 성산 일출봉 모양으로 밑으로 가라앉은 홀, 돼지 등처럼 가운데가 산맥처럼 올라온 홀 등 그린이 각양각색이다. 파도 모양같은 그린에서는 퍼트를 하면 공이 의외의 장소로 굴러가 3, 4퍼트는 쉽게 범하는 곳이다. 후반 9개 홀 중에는 5개 홀이나 호수 또는 실개천과 연결돼 있어 '물과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골프라는 운동은 물을 의식하는 순간 공이 이상하게도 물로 가버리는 속성이 있다. 시그니처 홀은 17번홀(파3ㆍ154야드), 아일랜드 홀이다. 경치가 수려할뿐더러 그린이 작아 도전적인 홀이다. 잘 유지해온 스코어가 이 홀에서 무너져버리기 일쑤지만 조심할수록 공은 더 물 속으로 직행한다. 어느 골프장이고 드라이브 샷은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보내는 게 제일이다. 이 골프장은 그린이 워낙 다양한 모양이라 핀 위치에 따라 두 번째 샷까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해답은 캐디가 시키는 대로 하는 거다. 매일 36홀씩 3일을 치고 나서야 코스의 속성을 알아냈다. 1인1캐디제가 여러 가지로 도움을 준다. 라운드 후에 재래 야시장 식당에서 인근 바닷가에서 잡은 해산물로 요리한 토속 음식을 먹고 나니 다시 활력이 솟는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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