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롤스로이스, 인니 전 대통령 아들에 뇌물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영국의 항공기 엔지 제조사 롤스로이스가 인도네시아와 중국 등과의 거래에서 불법 행위가 구체화되고 있다. 영국의 선데이타임스는 9일(현지시간) 롤스로이스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수하르토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막내 아들인 토미 수하르토에게 현금과 파란색 롤스로이스 자동차 등 2000만 달러 상당의 뇌물을 제공한 대가로 에어버스 항공기용 엔진 납품을 성사시켰다고 보도했다. 앞서 롤스로이스는 지난 6일 인도네시아와 중국 거래에서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영국 중대비리조사청(SFA)의 조사를 받고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성명에선 뇌물을 받은 당사자 등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SFA의 조사는 인도네시아에 근무했던 롤스로이스의 전 직원 딕 테일러가 블로그에 과거 회사의 뇌물 제공 행위를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기술지원 담당이던 테일러는 회사가 해외에서 엔진 납품권을 따내려고 수백만 달러의 비자금을 조성해 뇌물로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토미 수하르토에게 현금과 자동차를 제공하고 가루다항공사의 항공기 A330용 엔진을 공급했다는 것이다. 테일러는 또 롤스로이사가 토미 수하르토의 친구를 경영진으로 영입했고, 측근들에게도 뇌물을 줬다고 주장했다. 롤스로이스는 1990년 가루다항공과 처음 A330용 엔진 공급 계약을 체결한 이후 지금까지 20건의 계약을 성사시켰으며 15건의 납품을 마쳤다. 1998년 퇴진한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막내아들 토미 수하르토는 2002년 부패혐의 공판 판사를 살해한 혐의로 15년형을 선고받았지만, 4년 만에 풀려났다. 롤스로이스는 예비조사를 진행한 SFA의 명령에 따라 외부감사 기관을 선정해 자체 조사를 벌여 인도네시아와 중국 거래 과정의 비리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롤스로이스의 비리가 공식 확인되면 미국에서도 관련 당국의 조사와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취임한 존 리시턴 롤스로이스 최고경영자는 "이사회와 경영진은 부정한 거래로 기업의 미래가 위협받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투명한 경영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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