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큰손들 코리아를 찍었다

◆한국채권 투자 90조원 몰렸다신용상향·원화강세 매력올 보유잔고 90조4703억10년새 투자규모 100배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우리나라 채권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90조원을 넘어섰다. 신용등급 상향 조정, 최근 원화강세 등이 자금을 끌어들이면서 외국인들의 한국채권 러브콜이 쇄도한 결과다.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잔고는 90조4703억원으로 외국인이 국내 시장에 투자한 이래 처음으로 90조원을 돌파했다. 채권잔고는 이후 지난달 말 현재 90조5610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성장속도도 현기증이 날 정도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잔고는 1조원이 채 안 됐다. 그러나 이후 순투자 규모가 급증, 2003년(7월 기준 9556억원) 이후 10여년 만에 100배, 2007년(7월 기준 9조원) 이후 5년 만에 10배 규모로 폭증했다. 올초 84조원대로 시작한 외국인 채권잔고는 7월 89조원대까지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88조∼89조원대를 오가며 성장세가 다소 주춤했으나 지난달 1조가량 순투자가 이뤄지며 90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지난달 순투자 규모는 1조8868억원가량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올 들어 최대 규모다. 채권 종류별로는 국채가 70%가량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 10월 말 기준 보유잔고는 국채 62조1000억원(70.1%), 통안채 24조2000억원(27.3%), 회사채 6000억원(0.7%) 등으로 구성돼 있다. 8월 감소했던 순투자가 9월 이후 재차 반등한 건 우리나라 신용등급 상향 조정과 최근 이어지고 있는 원화 강세 덕분이다. 지난 9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릫A+릮로 상향 조정하는 등 3대 신평사가 모두 등급을 올렸다. 신용등급이 우량하면서도 선진국에 비해 고금리인 국내 채권에 매력을 느낀 해외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자금을 투입하며 순투자가 늘어난 것이다.원화 강세가 이어지며 환차익을 거두려는 자금도 포함됐다. 올 들어 지난 5월 이후 원·달러 환율은 연일 내림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 10월 말 환율 1100원대가 깨진 상황이다. 중앙은행 자금 중에서는 특히 올 들어 노르웨이 자금이 3조5000억원가량 유입되며 순투자 기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홍콩(1조1000억원), 미국(8800억원), 프랑스(8300억원) 등이다. 증권가는 내주 외국인 보유채권이 대거 만기를 맞이하는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계 큰손인 프랭클린템플턴이 보유한 국고채 3년물 릫9-4릮 2조5000억원가량이 만기를 앞두고 있는 등 외국인 전체 만기 물량은 3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그들 중 신흥강자는 '노르웨이'중국 11월 5561억원 순매수…월간 기준 최대 순매수노르웨이 올해 3조5000억원 순투자…최대 채권 투자국으로 부상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신흥 외국인 큰손이 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를 앞세운 노르웨이와 중국 인민은행을 앞세운 중국이 그 주인공이다.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월간 기준 사상최대인 566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국내 주식을 쓸어 담았다. 영국 등의 대규모 순매도로 전체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유지한 가운데 중국의 매수세가 두드러진 것이다.중국 인민은행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던 것으로 파악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국이 저평가 매력 등으로 국내 주식을 대량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채권 시장에서 두 달째 순유출 기조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향후 2~3달간 중국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사실 중국의 한국 주식 사랑은 어제 오늘일은 아니다. 지난 2009년과 2010년에도 각각 9790억원, 1조208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올해 11월까지 총 1조86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으니 11월 대규모 순매수로 예년 수준의 매수 규모를 회복한 셈이다.채권시장에서는 노르웨이가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지난달 2500억원을 순투자한 노르웨이는 올해 총 3조5000억원의 순투자를 기록하며 올해 채권 시장의 최대 순투자국으로 떠오른 것이다.작년 말 약 1900억원에 불과했던 노르웨이의 국내 채권 보유 규모도 이로써 총 3조7230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노르웨이는 올해 들어 1월과 5월을 제외한 9개월간 지속적으로 순투자를 기록했으며 지난 7월에는 무려 1조4850억원의 순투자를 기록하기도 했다.금감원 관계자는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진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주요 매수 주체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자국 통화인 크로네화 강세, 투자자금 다변화 등을 이유로 국내 채권 시장에서 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정재우 기자 jjw@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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