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그늘, 눈물의 자사주 대방출

자사주 처분 급증, 기업들 생존 몸부림

올 87건, 작년보다 많아 재무개선 등 이유 22건 증시 불황에 금액은 줄어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경기 불황 여파로 올해 상장사들의 자사주 처분이 증가했다. 특히 운영자금이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매각이 급증해 불황으로 기업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자사주 처분 건수는 87건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66건보다 크게 늘었다. 이는 지난해 전체 75건보다 많은 수치다. 처분주식수는 5529만2074주로 처분금액은 1조8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처분주식수는 4111만2341주에 금액은 1조2317억원이었다. 처분주식수가 지난해보다 늘었음에도 처분금액은 감소했다. 증시 침체의 영향으로 더 많이 팔았지만 값은 지난해보다 못 받은 셈이다. 운영자금 마련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사주 처분이 지난해 같은 시기의 8건에서 올해는 22건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기업들은 향후 어려워질 경제 상황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경영난에 처한 기업들은 당장의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자사주를 처분했다. 규모로 보면 올해 가장 많이 자사주를 처분한 곳은 코리안리였다. 코리안리는 올해 3월 영업력 강화를 위한 자기자본 확충을 목적으로 자사주 116만주를 1537억원에 처분했다. 코리안리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태국 홍수 피해에 따른 대규모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자사주 처분을 결정했다. 처분 금액이 가장 컸던 곳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 삼성LED 주주에게 합병 대가를 지급하기 위해 자사주 26만9867주를 2829억원에 처분했다. 종목별로는 증권사들의 자사주 처분이 눈에 띈다. 대부분은 성과급 지급을 위해 자사주를 처분했다. 한편 경기 불황으로 기업들이 현금 확보에 다급해지면서 올해 자사주 매입은 감소했다. 증시 침체로 주가 부양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그보다는 경기 불황에 더 무게를 둔 탓이다. 올해 상장사들의 자사주 취득 건수는 38건으로 지난해 47건에 비해 감소했다. 취득 규모도 지난해 1조8780억원에서 올해는 1조2656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가장 많은 돈을 들여 자사주를 사들인 곳은 삼성화재였다. 삼성화재는 자사주의 가격안정을 위해 지난 7월2일부터 9월26일까지 3211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삼성생명이 그 뒤를 이었다. 삼성생명은 4월부터 석달 간 자사주 2869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불황으로 기업들의 수익이 줄면서 이익소각도 대폭 줄었다. 올해 이익소각 건수는 4건으로 지난해 10건에 비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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