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롤스로이스'…'개소세 내릴일 없다더니'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판매한 차량이 없어 개별소비세 인하(1.5%P)분을 적용할 수 없다는 롤스로이스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롤스로이스는 개소세 인하분을 공지하지 않고 있다는 본지 보도(9월18일자 1면)와 관련, 개소세 인하 기간동안 소비자에게 인도할 차량이 없어 개소세 인하분을 적용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회사 관계자는 당시 "롤스로이스 차는 주문생산 체제라 계약후 차를 인도받기까지 4~7개월이 걸린다"며 "지금 계약을 한다면 내년에 받게 돼 현실적으로 개소세 인하 혜택을 받을 고객이 없으며 지금부터 연말까지 차량을 받을 고객도 없다"고 설명했다그러나 한국수입차협회 집계 결과 롤스로이스는 지난 9월과 10월 각각 1대의 차량을 소비자에게 인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롤스로이스가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모델의 가격이 4억~8억원으로 대당 인하폭이 600만~1200만원인 점에 미뤄 최소 1000만원 이상의 개소세 인하분을 회사측이 챙긴 셈이다. 롤스로이스는 개별소비세 인하(1.5%P) 이후 2달이 넘은 현재까지도 개별모델에 대한 인하방침을 공지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한국, 일본, 호주 등을 관장하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본부는 한국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정책조차 보고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댄 발머 롤스로이스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매니저는 지난 28일 신차 '고스트 아르데코' 출시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롤스로이스의 경우 다른 수입차 브랜드와 판매방식이 달라 개소세 인하분을 반영한 가격 공지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와 1대1로 맞춤형 제작을 하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인하한 가격을 내놓기 어렵다는 설명이다.하지만 롤스로이스는 신차 출시와 함께 소비자가격을 공지해왔다. 이날 출시한 전세계 30대 한정판 모델 '고스트 아르데코'의 가격은 4억7400만원, 앞서 출시한 롤스로이스 고스트 EWB는 5억3000만원이다. 이들 모델의 가격은 개소세 인하부분을 감안하지 않았다. 발머 총괄매니저는 "제시된 가격표는 임의로 정해진 것일 뿐 소비자들이 실제 구매하는 가격과 차이가 있다"며 "가격은 롤스로이스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2차 고려대상"이라고 말했다. 한국정부의 개소세 인하 정책은 애초부터 고려대상이 아니었던 셈이다.한국에서 판매와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발표 이후 아태지역 총괄로부터 정부 정책과 관련한 어떤 언급도 없었다"며 "올해도 한달 밖에 남지 않은 만큼 방침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들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가격은 기본모델을 기준으로 책정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대략적인 가격 인하폭을 공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수입차 브랜드 B사 관계자는 "수억대를 호가하는 차량은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일수 있다"면서도 "적절한 방법을 통해 공지하지 않은 것은 고가의 희귀모델 여부를 떠나 도적적 해이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롤스로이스는 가격에 영향을 미칠만한 정부 정책이 추가로 나오더라도 임시 가격표를 내놓거나 공지를 할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발머 총괄매니저는 "롤스로이스는 극소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차량을 판매하는 회사"라며 "마케팅과 판매방식이 완전히 달라 일시적인 변화에 대응하기 어러운 구조"라고 답변했다. 임철영 기자 cyl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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