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보다 좋은 가격?' 회원권 사기주의보

불경기일수록 사기 조심, 좋은 값으로 유혹하거나 계약금 유용등 '피해 빈번'

회원권을 거래할 때는 대형거래소를 선택하고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 이씨는 골프회원권시세가 떨어져 고민하던 중 S회원권 딜러의 전화를 받았다. 1억원대 초반의 회원권을 1억8000만원에 팔라는 달콤한 제안이었다. 계약금을 받은 뒤 딜러에게 회원권과 인감증명서를 맡겼다. 딜러는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회원권명의를 넘겨주고, 잔금은 중간에서 가로채 도주했다. 이씨가 뒤늦게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씨가 회원권 양도에 필요한 서류를 직접 제공했기 때문에 거래가 유효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 김씨는 회원권 구입을 고려하던 중 C회원권에서 급매물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마침 마음에 뒀던 골프장인데다 가격도 시세보다 싸 매수를 서둘렀다. 계약금에 이어 잔금까지 입금했고, 딜러가 가져온 계약서에 도장도 찍었다. 하지만 명의개서를 차일피일 미루던 딜러는 끝내 연락이 두절됐다. 딜러의 이중계약에 당했고, 회원권은 이미 다른 사람 명의였다.# 박씨는 L회원권을 통해 신설골프장의 분양 회원권을 구매하기로 했다. 계약금과 잔금을 모두 입금했지만 회원 확인이 되지 않아 골프장에 문의하니 "잔금이 입금되지 않았다"는 대답이다. L회원권에서 계약금만 입금하고 잔금은 유용했다. # 최씨는 자신도 모르게 회원권을 매도당할 뻔 했다. 최씨의 주민등록번호 등 신상정보를 모두 알고 있는 피의자가 최씨인 척 속이고 회원권거래소에 전화해 매도를 의뢰했고, 계약금을 받아 사라졌다. 인감증명서까지 위조했다. 서류 등을 받을 주소는 최씨와 아무런 상관없는 곳이었고 사용한 전화도 '대포폰'이었다. 오래전부터 지금까지도 자주 발생하는 대표적인 회원권 거래 피해 사례다. 관련업계에서도 "불황으로 회원권시세가 폭락하는 틈을 타 사고가 빈번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는 현재 발행된 정회원권 수가 16만8000여개, 주중회원권 수가 4만4000여개로 집계했다. 대부분 회원권 거래소를 통해 유통된다. 골프회원권은 낮게는 2000만원에서 최대 10억원이 넘는 엄청난 재산이지만 증권거래소처럼 공인기관이 없다. 설립 절차가 까다롭지 않아 누구나 문을 열 수 있다. 공정한 거래질서와 각종 제도와 규제 개선을 목적으로 회원권협회가 운영되고 있지만 가입하지 않아도 거래소를 운영할 수 있다. 여전히 전화로 거래를 의뢰하는 경우가 많아 앞선 사례들을 알아두면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신뢰할 수 있는 대형 거래소를 선택해야 한다.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가 있는지, 고객 정보가 유출되지 않는 부안이 철저한 전산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금전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최근에는 아예 서류 위조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 관계자는 "인감증명서 위조는 진짜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정교하다"며 "인감증명서 발급일까지 확인해 위조 여부를 가려내고 있다"고 설명한다. 신규 분양 회원권을 살 때는 입금 계좌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골프장과 분양을 대행하는 회원권거래소 계좌가 있다면 무조건 골프장으로 입금하는 게 안전하다. ▲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거래 유형 10가지 1. 10% 이상의 과도한 계약금을 요구한다. 2. 입금계좌가 법인이 아닌 개인 명의로 되어 있다. 3. 명의 개서 전부터 지나치게 잔금 지급을 독촉한다. 4. 계약금 지급 후 명의 변경을 미룬다. 5. 개인 휴대폰으로만 연락을 취하고 거래소 방문을 꺼린다. 6. 시세보다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금액을 제시한다. 7. 담당자의 개인 경력이나 능력을 과장한다. 8. 유통이 불가능한 회원권을 가능한 듯 거래를 종용한다. 9. 수수료를 받지 않고 매매시켜 준다. 10. 회원권을 지나치게 투자상품으로 부각시킨다. 손은정 기자 ejs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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