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은정기자
박인비가 '짠물퍼팅'을 앞세워 LPGA투어 상금랭킹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사진=정재훈 기자 roze@asiae.co.kr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침묵의 카리스마'.박인비(24)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상금여왕'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 선수로는 신지애(24ㆍ미래에셋ㆍ2009년)와 최나연(25ㆍSK텔레콤ㆍ2010년)에 이어 세 번째다. 현재 상금랭킹 1위, 투어 일정도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이제 굳히기만 남았다. 무표정한 '포커페이스'로 유명한 박인비를 최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에서 만났다. ▲ "동력은 일관성"= 예전과 다른 자신감이 목소리에서 묻어나왔다. 인터뷰가 잦다 보니 답변도 거침이 없다. 박인비는 "시즌 초반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이라고 했다. 에비앙마스터스와 LPGA말레이시아 등 시즌 2승을 포함해 국내에서 열린 하나-외환챔피언십 직전까지 10개 대회 연속 '톱 10'을 기록했다. 28일 끝난 대만챔피언십에서는 최종일 바람의 심술에 막혀 다잡았던 우승을 아쉽게 놓쳤다.현재 3승을 수확한 상금랭킹 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ㆍ163만 달러)에 약 53만 달러가 앞서 있는 상황이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216만 달러를 쌓아 180만 달러 수준에서 상금왕에 올랐던 신지애와 최나연의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의 활약상도 대단하다. 5월 훈도킨 우승을 앞세워 상금랭킹 12위(5733만엔)를 달리고 있다. 양국에서 벌어들인 상금이 무려 31억여원이다. 박인비는 "시즌 개막 직전에 샷을 새로 만들었기 때문에 올해는 가다듬는 기간으로 생각했는데 빨리 자리를 잡았다"고 자랑했다. 약혼자 남기협(31) 씨의 도움이 컸다. 한국프로골프투어(KGT)에서 활약한 프로골퍼, 지금은 박인비의 코치 역할에 올인했다. 마치 아마추어골퍼가 단 한마디 조언에 고질병을 고치듯 남씨의 경험이 박인비에게 는 속된 말로 '꽂혔다'."임팩트 이후에 클럽이 어디로 빠져 나가야 할지 몰라 고민이었다"며 "이제는 오른손이 왼손을 덮는 릴리스에서 왼손이 리드하도록 바꿨다"는 게 핵심이다. "겉으로 보면 큰 차이는 없지만 느낌이 좋아졌고 자신있게 공을 때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퍼팅은 이미 1인자다. 라운드 당 평균 퍼팅 수가 지난해 2위(28.11타), 올해는 1위(28.25타)다. 그래서 '컴퓨터 퍼트'라고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