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2008년 경제위기 처음으로 미국인들의 가계 부채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가계 부채의 증가 추세가 보다 강력한 경기 회복의 전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최근 3분기 중 2분기 동안 신용카드, 모기지론, 오토론 등 가계부채 총액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과거 14분기동안 가계 부채가 줄어든 이후 처음으로 가계부채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이를 두고서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그동안 미국 경제를 짓눌렀던 디레버리징(빚 규모를 줄여가는 것)이 끝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크게 줄어든 점을 지적하며, 미국 경기 회복세가 지지부진했던 데에는 디레버리징이 한몫했다고 지적했다.HSBC의 미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케빈 로간은 "미국 경제는 변곡점에 다다랐다"며 "가계부채가 미국 경제의 짐이 덜 되고 있다"고 말했다.지표상으로도 미국 가계의 재정상황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는 여전히 완만한 성장세와 높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소비자 신뢰도(로이터-미서건대 조사)는 5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3분기 GDP 성장률 관련 지표에서도 가계지출 부분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미국 가계부채가 크게 줄어든 데는 주택압류, 채무불이행, 채무탕감 등이 영향이 적지 않다. 현재도 이같은 가계 부채문제는 계속되고 있지만, 더 이상 미국 경제의 회복세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여겨지지 않고 있다.이 때문에 무디스 애낼리틱스의 마크 잔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경제가 지금 순풍을 탄 것은 아니지만, 역풍은 타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가계부채가 증가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GDP 대비 미국 가계부채 비율은 1~3년간은 더 줄어들 것으로 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조사에 따르면 경제위기 동안, 미국 가계들은 1조달러 이상 가계부채를 줄였다. 이 때문에 개인소득 대비 가계부채는 2000년대 이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미국 경제가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이자율 또한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미국인들이 다시 오토론을 통해 자동차를 사고, 모기론을 통해 집을 사기 시작했다. NYT는 미국 가계들이 예전보다 덜 빚갚기에 나서게 되면서 가계 소비가 늘 것으로 예상했다.미국 경제 전문가들은 소비시장이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감안했을 때 빚갚기 부담이 줄어든 것은 미국 경제의 회복세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맥킨지 글로벌 경제연구소의 수잔 런드 소장은 "여전히 미국 경제 성장에서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65~70%에 이른다"고 말했다.런드 소장은 "디레버리징이 끝나나고 주택공급이 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두 요인은 미국 경제의 강력한 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나주석 기자 gongg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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