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이호준, 박정권, 조인성(왼쪽부터, 사진=정재훈 기자)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이 정도면 득점 가뭄이다. SK 타선이다. 반격의 발판조차 마련하지 못하며 우승에서 멀어지고 있다.SK는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 2차전을 내리 졌다. 2경기 실점은 11점. 반면 득점은 4점에 그쳤다. 경기당 평균 2득점으로 우승을 노릴 수는 없는 법. 변화가 절실하지만 이마저도 통하지 않고 있다. 득점 가뭄은 이미 플레이오프에서 예고됐다. SK는 5경기에서 15점을 냈다. 경기당 평균 3점. 상대 실책에 의한 득점을 빼면 수치는 2점대로 내려간다. SK는 정규시즌 두 번째로 공격력이 좋은 팀이었다. 133경기에서 564점을 뽑았다. 경기당 평균 4.24점이다. 높은 수치의 근원은 많은 안타도 빠른 발도 아니었다. 안타는 5위(1120개), 도루는 꼴찌(104개)였다. 오히려 다음 베이스를 훔치다 아웃당한 건 75번으로 가장 많았다. 성공률은 당연히 최하위(58.1%). 볼넷이 많았던 것도 아니다. 445개로 6위였다. 비결은 다름 아닌 장타였다. SK는 삼성(0.388)에 이어 장타율 2위(0.381)를 기록했다. 장타/안타도 넥센(0.302)에 이어 같은 순위(0.286)에 이름을 올렸다. 그 덕에 출루율 4위(0.333)를 남기고도 OPS 2위(0.717)를 차지했다. 그 원동력은 홈런이다. 108개로 리그 1위에 올랐다. 이를 이끈 선봉장은 최정이었다. 26개로 홈런 2위였다. 이호준과 박정권은 각각 7위(18개)와 12위(12개), 조인성은 18위(9개)였다. 이들의 총 홈런은 65개. 팀 홈런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장타율과 장타/안타 순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최정은 0.538과 0.423으로 각 부문 3위에 올랐다. 이호준은 0.488과 0.344로 각각 8위와 7위였다. 그렇다면 이들의 가을야구 성적은 어떠할까.
최정(사진=정재훈 기자)
최정의 포스트시즌(한국시리즈 포함) 타율은 0.217. 장타율은 정규시즌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0.391이다. 부진을 거듭하는 건 이호준도 마찬가지. 타율과 장타율은 각각 0.136과 0.318이다. ‘가을의 사나이’로 불리는 박정권의 수준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각각 0.154와 0.192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조인성 역시 타율 0.200, 장타율 0.250에 머물렀다. 이들 가운데 팀의 정규시즌 평균 장타율을 넘어선 건 최정 한 명뿐이다. 중심타선이 총체적 부진에 빠진 셈이다. 한국시리즈로 범위를 좁히면 수치는 더 낮아진다. 최정은 8타석에서 2루타 하나를 때리는데 그쳤다. 이호준은 5타석에서 안타 1개와 볼넷 1개를 기록했다. 그나마 안타는 1타점 적시타였다. 박정권(8타석, 1볼넷)과 조인성(5타석)은 한 개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이만수 감독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상대 선발투수 장원삼 공략을 위해 이재원, 모창민, 김성현 등을 선발라인업에 배치했다. 하지만 이들이 합작한 안타는 1개에 불과했다. 특히 이호준의 선발 제외는 패착이나 다름없었다. SK는 정규시즌 많은 안타나 빠른 발이 아닌 장타력을 앞세웠던 팀이다. 이호준은 포스트시즌 타율이 0.136에 그쳤으나 장타율만큼은 0.318로 나쁘지 않았다. 더구나 그는 정규시즌 삼성을 상대로 타율 0.379 9홈런 32타점의 강한 면모를 뽐냈었다. 결국 SK의 득점 가뭄 해결의 열쇠는 이들 4인방의 컨디션 회복이다. 문학구장에서 신호탄은 터질 수 있을까. 최정은 정규시즌 대구구장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다. 9경기에서 남긴 타율은 0.371. 반면 문학구장에선 가장 낮은 0.259(64경기)를 기록했다. 조인성은 대구구장에서 0.100(7경기)에 그쳤으나 홈에선 0.244(53경기)였다. 박정권은 0.257(63경기)이다. 이들 가운데 홈에서 가장 매서운 타격을 뽐낸 건 이호준이다. 62경기에서 남긴 타율은 0.319. 홈런도 18개 가운데 11개를 터뜨렸다.
이호준(사진=정재훈 기자)
이종길 기자 leemea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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