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통화국, 2년간 꾸준한 매수..90% 올라 평가익 700억원[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세계 최대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 펀드 '사우디아라비이 통화국'이 제일기획 투자로 90% 가까운 수익을 내고 있어 화제다. 800억원대 투자원금은 꾸준한 주가 상승 덕에 1500억원대로 급증했다.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통화국은 제일기획 주식 640만2050주(5.57%)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601만11590주의 매수단가는 1만2611원에 불과했다. 600만주 이상을 평균 1만2000원대에서 매수한 것으로 미루어 사우디 통화국의 제일기획 매수는 2010년과 2011년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 제일기획 주가는 1만원대 초반에서 시작해 2011년 10월엔 2만원을 넘기도 했는데 주로 1만2000~1만3000원대에서 주가가 형성됐었다. 지난 4월20일 지분율이 5%를 넘은 이후에 매수한 39만460주는 주로 1만7000원대다. 4월23일 2만원대에 9만4000여주를 산 이후, 6월 중순 나머지 물량은 모두 1만7000원대에서 샀다. 이렇게 해서 사우디 통화국이 제일기획 주식을 사는데 들인 총 매입금액은 약 830억원, 평균매수 단가는 1만2955원이다.처음 5%를 넘긴 지난 4월 이미 2만원을 넘겨 주당 8000원, 금액으로는 500억원 가까운 차익을 남겼지만 사우디 통화국은 오히려 지분을 더 늘렸고, 결과적으로 평가익도 더욱 늘어났다. 제일기획 주가가 5월 초순 이후 7월까지 조정을 받았는데 사우디 통화국의 추가매수는 절묘하게도 단기 저점을 지날 때 이뤄졌다. 6∼7월 1만7000원선의 지지를 받으며 횡보하던 제일기획이 7월말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사우디 통화국의 수익률도 덩달아 급증했다. 24일 종가 2만3550원 기준 수익률은 81.78%나 된다. 평가이익만 678억원을 넘는다. 느리지만 꾸준히 매수한 결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한편 국내 기관 중 제일기획 지분이 가장 많은 H운용은 최근 6개월새 지분변동 신고만 29차례를 할 정도로 매매를 활발히 했다. 특히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르면서 지분을 대거 처분, 지분율을 낮췄다. 8월14일 12%였던 지분율은 지난 24일 기준 10.03%까지 떨어졌다. 증시 한 전문가는 "고점에서 일부 차익을 실현하고, 다시 밀렸을 때 저점매수를 하면 수익을 극대화 시킬 수 있을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오르는 주식의 경우, 잦은 매매보다 매수 후 보유 전략이 더 큰 수익을 가져다 준다"며 "몇년에서 10년 이상을 보고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들의 전략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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