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 토론은 100분 주장이었다
김종인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박근혜-문재인-안철수 등 유력 대선주자 3인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수장들은 경제민주화가 시대정신이며 이번 대선의 주요 아젠다임을 모두 인정한다. 그러나 각종조사를 종합하면 국민들은 경제민주화를 대부분 찬성하면서도 성장,복지,일자리,투자, 소득재분배, 정규직의 고용안정과 비정규직 해소를 모두 바라고 있다. 지역별, 계층별, 세대별로 다양한 요구가 쏟아지고 있어서다. 세 후보의 경제민주화를 총괄하는 좌장들의 경제민주화라는 상품기획과 마케팅포인트도 다를 수 밖에 없다. 23일 밤 방송된 MBC백분토론에 박 후보측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문 후보측 이정우 경제민주화위원장, 안 후보측 장하성 국민정책본부장이 나왔다. 이들은 우선 세 후보의 기존 입장과는 다른 의견을 냈다. 김종인 위원장은 박 후보가 최근 2007년 경선당시에 내건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질서는 바로세운다)가 지금도 유효하다는 발언은 잘못된 것이라고 인정했다. 지금은 감세를 하고 대기업의 규제를 풀어줄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정우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당시 재벌개혁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따가운 질책에 대해서는 "솔직히 시인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 열린우리당과 지금의 민주당은 다르고 재벌개혁 의지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후보 정책의 80%는 노무현 정부의 비슷할 수 있다고 했다.
이정우
장하성 본부장은 반(反)안철수진영의 기초자료가 되고 있는 대담집 '안철수생각'이 바이블은 아니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책에서는 보편적 증세를 말했지만 최근에는 국민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이들은 경제민주화에 대해 제각각의 의견을 냈다. 김종인 위원장은 시장경제의 모순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효율만 강조한 것과 달리 박 후보는 효율과 안정을 유지하는 바탕에서 경제정책을 짤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선거에 정신이 빠져 현실 경제를 도외시한다는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일자리에 있어서도 경제민주화가 최소한 일자리 파괴는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정우 위원장은 개발독재에 이은 시장독재(시장만능주의)의 극단적 불균형을 정부의 과감한 개입으로 시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재벌,부자증세와 토건예산 삭감·조세감면 축소 등을 통해 대규모 재원을 마련해 복지에 쓰겠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특히 참여정부 당시 만든 종합부동산세를 높이 평가하며 향후 복지재원에 활용하기로 했다. 그는 "종부세는 이론적ㆍ실천적 측면에서 세금 경연대회 나가면 1등을 할 수 있는 세금"이라며 "오해로 명예를 잃고 있는데 (종부세를)보강해야한다"고 말했다. 대신 보유세를 강화하고 취득세 등 거래세는 낮추겠다는 계획이다.재벌개혁에 대해서는 "고래(재벌)가 국내의 좁은 강물ㆍ시냇물이 아닌 바다에 나가서 헤엄치라는 것"이라며 "재벌이 중소기업의 성장을 막고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것은 더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장하성
장하성 본부장은 이 위원장과 인식(시장만능주의의 폐해)을 같이했지만 실천방법은 급진적이다. 그는 삼성그룹, 롯데그룹의 얽히고 설킨 출자구조가 반도체회로보다 더 복잡하다면서 계열분리명령제의 강행의지를 밝혔다. 그는 "일부 언론은 삼성전자를 외국 투기꾼에게 넘겨주는 주장으로 왜곡했는데 기업 해체와는 분명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적 성장에 옳지 않다면 그룹에서 떼어내라는 사례로 재벌의 골목상권침해, 빵집, 영화관내 매장운영 등을 들었다. 논리가 비약되면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 편의점, 대기업 제과프랜차이즈 등을 모두 강제로 분할시키겠다는 것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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