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법원, 삼성 손 들어주며 유럽 각국에 일치된 판결 주문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애플의 오만함이 '유럽 참패'의 서곡을 낳았다. 영국 법원이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주며 유럽 각국에 일치된 판결을 주문하면서 향후 이어질 소송에서 애플의 참패가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발을 묶어두려던 무리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지적이다. 영국 항소법원이 18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하면서 향후 파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영국 1심 법원은 지난 7월9일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했고, 7월19일에는 애플이 이 같은 내용을 유럽 각국에 있는 자사 홈페이지와 영국 일간지에 게재해야 한다고 명령했다. 그러나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은 애플의 요청을 받아들여 7월24일 갤럭시탭 판매 금지 가처분 명령을 내렸다. 영국과 독일 법원의 판결은 모두 유럽 전역에 효력을 미치기 때문에 상반된 두 개의 판결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하지만 이날 로빈 제이콥 담당판사가 삼성의 손을 들어주면서 논란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제이콥 판사는 독일 법원의 판결은 예비적인 판매 금지 조치인 반면 이번 영국 항소법원의 판결은 본안소송 판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영국 법원의 판결이 효력을 가지며 따라서 독일 법원 판결은 무효가 된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제이콥 판사는 애플이 영국에 본안소송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독일서 갤럭시탭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도 꼬집었다. 결국 삼성전자의 발을 묶어둬야겠다는 오만함이 영국 법원의 심기를 거스르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제이콥 판사의 명령으로 애플은 7일 내인 25일까지 유럽 지역의 자사 홈페이지와 영국 일간지에 갤럭시탭은 아이패드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해야 한다. 광고 기간은 약 한 달이다. 영국 법원의 판결은 향후 유럽 지역에서 진행 중인 판결에도 줄줄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로빈 제이콥 판사는 "만약 유럽 법원들이 서로 동의하지 않고 불일치한 판결을 내린다면 유럽은 (영향력이) 점점 시시해질 것"이라고 말해 일치된 판결을 주문했다. 이는 독일 법원의 결정을 비판함과 동시에 향후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법원에서 진행 중인 본안소송에서 애플의 참패 결정을 압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미국에서도 애플은 좋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18일 애플에 아이폰 판매 정보를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공개 항목은 아이폰 판매량과 수익, 이익 등이다. 영업 기밀이라며 공개를 꺼리던 애플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최근 미국 특허청(USPTO)에 등록한 특허가 10여년 전 다른 회사가 등록한 특허 2개와 유사하다는 주장도 제기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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