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붉은 색 옷을 입다'

화이트와 오렌지에 이어 핑크, 퍼플, 이제는 레드까지 '컬러의 혁명'

이안 폴터의 붉은 색 ZL앙코르 드라이버.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화이트와 오렌지에 이어 핑크, 퍼플, 이제는 레드까지. 드라이버의 무한 변신이다. 불과 2년 전 화이트 드라이버가 등장할 때만 해도 낯설었던 화려한 컬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오히려 골프용품시장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올해는 연초부터 오렌지와 핑크가 가세했고, 지난달 보라색, 지난주에는 드디어 레드가 나타났다. "불황에는 붉은 립스틱이 잘 팔린다"는 경제 속설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컬러마케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코브라골프가 화이트를 처음 출시한 뒤 테일러메이드에서 R11 모델로 대중화에 성공한 화이트 드라이버는 실제 골프장비의 '혁명'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본사에서도 드라이버 헤드에 과감하게 흰색을 입히는 과정에서 초기에는 경영진의 반대까지 있었다는 후문이다. 화이트의 성공은 컬러는 물론 첨단 기술력을 토대로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코브라골프는 '신세대 아이콘' 리키 파울러(미국)를 앞세워 오렌지 앰프를 발매했다. 아이언까지 오렌지색을 칠했고, 최근에는 샤프트와 그립까지 온통 오렌지색으로 도배한 드라이버도 한정 판매했다. 이안 폴터(잉글랜드)가 사용하는 코브라골프의 'ZL 앙코르 레드'가 바로 '컬러의 종결자'다. 붉은색이다.

버바 왓슨의 핑크색 G20드라이버.

핑골프는 '장타자' 버바 왓슨(미국)의 핑크 G20 모델로 맞섰다. 왓슨이 '꿈의 메이저' 마스터스를 제패해 더욱 시선을 끌었다. 국내에는 특별 제작된 드라이버가 한정판으로 판매됐다. 캘러웨이골프는 '레가시 퍼플' 시리즈에 기대를 걸고 있다. 보라색의 '고귀한' 이미지를 반영했다는 컨셉이다. 김흥식 이사는 "예부터 보라색은 왕실과 귀족의 컬러였다"면서 "프리미엄라인을 컬러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캘러웨이의 레이저핏 컬러버전 역시 주문 제작 형태로 원하는 색을 골라서 입힐 수 있다. 혼마골프는 이미 마음대로 색상을 조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베레스 셀렉트 오더시스템'이다. 헤드가 14색, 샤프트가 12색, 그립이 11색이다. 김성남 본부장은 "일부의 헤드와 샤프트에 채용되는 그라데이션 컬러는 일본 사카타공장 장인들이 밑바탕을 칠한 다음 바깥쪽부터 색을 입혀나가는 100% 수작업"이라며 "하나를 만들기 위해 5, 6겹의 덧칠과 도장을 한다"고 자랑했다. 골프는 멘탈 게임이다. 당연히 색상도 경기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마지막날 붉은색 티셔츠로 동반자에게 위압감을 주는 '타이거 효과'까지 자아냈다. 리키 파울러와 폴라 크리머(이상 미국)는 오렌지와 핑크마니아다. 좋아하는 색상은 자신감까지 만들어준다. 골프용품업체가 '컬러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골프웨어가 점점 더 화려해지면서 골프채도 원색의 옷을 입어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손은정 기자 ejs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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