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미래를 배우는 ‘즐거운학교’ 확산

금천창의인재학교, 유네스코지속가능개발교육 인증 획득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지난 9월 초 늦더위가 기승을 불이는 토요일 낮금천구청역 광장에서 몇 명의 학생들이 손수 만든 피켓을 들고 있었다.시위라도 하나 싶어 다가가 보니 뜻밖에 ‘몽골을 도와주세요!’라는 문구를 적은 피켓과 작은 모금함이 함께 놓여 있었다.아쉽게도 토요일에다가 너무 더워서 그런지 그날따라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아 모금함은 많이 가벼워 보였다.쉽게 포기할 수 있는 여건이었지만 한 학생은 “기아대책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저개발국 친구들을 위한 지원프로그램이 떠올랐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하여 친구들끼리 함께 배우고 실천하면서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가치 있는지 깨닫게 됐다”는 짧은 말을 전하고 역과 대합실을 오가며 모금을 계속했다.지난 15일 금천구(구청장 차성수)가 추진하는 ESD(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금천창의인재학교 프로젝트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위원장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서 주관하는 ‘2012년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공식프로젝트’(Korea UNESCO ESD Official Project)의 인증을 획득했다.

금천구 즐거운학교

이번 인증 획득 이전에도 금천창의인재학교 프로젝트는 지난 5월 유네스코 학술대회(제10차 콜로키엄)와 9월 지속가능발전 국제회의(세계RCE총회)에서 ESD우수사례로 선정된 바 있다.ESD금천창의인재학교는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위해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올 3월부터 시작한 지역 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특화형 교육사업이다.금천구는 환경문제 뿐 아니라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제시한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 1987 WCED)를 지역에서부터 실천하기 위해 ESD 금천창의인재학교를 추진하고 있다. ESD금천창의인재학교는 ‘마을의 복원’을 교육의 목표로 한다. ‘지역 내 주민이라면 누구든지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다.또 누군가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선순환’을 위해 보다 생산적인 형태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상 학생들은 지역 문제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으며 지역 내에서 소통을 통해 그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탐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ESD금천창의인재학교 수업은 일반적인 수업과 전혀 다르다. 교실에 들어서면 시끄럽고 어수선해 처음 오는 사람의 경우 지금 수업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하지만 학생들은 주제에 대해 끊임없이 조사·토론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해 때로는 도서관에 가거나 현장에 나가고 전문가를 만나 자문하고 오기도 한다.또 문제해결능력 향상을 위해 무선인터넷을 활용, 온라인기반 혼합학습(On/Off Blended Learning) 방식을 도입했으며 지역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체험학습(Action Learning)실시하고 있다.게다가 지속가능개발교육의 범주가 기존 교과를 넘어서 총체적이고 통합적인 것을 감안하여 범교과적 학습을 위한 프로젝트 학습(Project Learning)을 실시하고 있다.혁신적인 교수방법과 경쟁이 아닌 협업을 기반으로 하는 학습은 학생들이 배움 자체에 즐거움을 주고 있으며 수료한 학생에게는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활동기록을 인증, 대학입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 학부모들도 프로그램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그래서 금천구가 획득한 유네스코 인증은 프로젝트에 대한 권위와 공신력을 더욱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 기대한다.이번 인증을 바탕으로 사회적으로 이슈화 된 학교폭력 등 청소년 문제부터 교실의 붕괴, 입시경쟁, 사교육비 증가 등 복잡·다양한 교육문제의 대안으로 금천구는 ESD금천창의인재학교의 수업사례를 교사연수 프로그램으로 개발하여 일선학교에 보급할 계획이다.금천구 교육담당관(☎2627-2815)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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