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다음 달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서양의 대표 축제인 할로윈의 의상도 바꿔놓을 기세다. 미국의 할로윈 날은 선거 직전인 오는 31일인 만큼 대선 열기가 할로윈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미국의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선 할로윈 날에 사용할 가면으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빅 버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빅 버드는 미국의 공영방송 PBS의 대표적인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의 주요 캐릭터다. 빅 버드 가면의 인기는 지난 9일 첫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밋 롬니 공화당 후보의 언급 이후 더 올라갔다는 분석이다. 당시 롬니는 "나는 PBS도 좋아하고 빅 버드도 좋아하지만 중국에서 돈을 빌려 이런 곳에 지원하는 것은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선캠프는 이를 풍자하는 광고를 냈다. 토론회 직후 일부 시민들은 공화당의 유세 현장에서 세세미 스트리트 캐릭터들의 옷을 입고 "빅 버드와 싸우지 말고 거대 은행과 싸워라" 등의 문구가 쓰인 손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는 등 거센 역풍을 맞았다. 이런 논란이 일면서 빅 버드의 가면과 옷 판매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뉴욕의 할로인용품 판매업체 '할로윈 어드벤처'의 멜로디 블레크는 "빅 버드가 올해 가장 많이 팔리 상품"이라며 "이번주 초 빅 버드 의상이 모두 팔렸다고 밝혔다. 이 상점은 올해 재고가 20벌 뿐이 안남았다고 밝혔고, 헐리우드 동해안 지역의 상점 '리키'도 재고가 없다고 밝혔다. 할로윈 의상 제조사들은 이번 토론회가 예상하지 못한 다른 가면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헐리우드 익스프레스의 브래드 버틀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토론회 이후 롬니와 오바마의 가면도 팔고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할로윈 날에 많이 팔린 가면의 주인공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CNBC는 "비과학적인 통설은 이상하게도 대선 예측에 정확하다"며 "1988년으로 돌아가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가면이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보다 더 많이 팔렸다"고 전했다. 카터는 미국의 39대 대통령으로 1981년 재선에 도전했지만, 레이건에 패배했다. 레이건은 1981년부터 1988년까지 미국의 대통령을 지냈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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