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중국 소설가 모옌(莫言·57)이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중국 최초의 노벨문학상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1일 모옌을 수상자로 발표하며 "토속적 이야기와 역사, 컨템포러리를 한 데 융합한 환각적 리얼리즘의 소유자"라고 평했다. 모옌은 수년간 노벨상 후보에 오르내리며 중국어권에서 수상이 가장 유력한 작가로 평가받아왔다. 본명은 관모예(管謨業)로 '모옌'은 필명. 말이 없다는 뜻의 필명으로 글로만 말하겠다는 결심이라고 한다. 1955년 중국 산둥성 까오미현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모옌은 소학교 때 문화대혁명을 맞는다. 모옌은 학교를 중퇴하고 공장에서 노동자 생활을 하다가 중국 인민해망군에 입대해 복무하던 1978년 첫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모옌은 80년대 중반부터 주요 작가 대열에 올랐다. 1987년 출간한 대표작 '홍까오량 가족'은 장이모우 감독의 영화 '붉은 수수밭'으로 제작돼 세계적으로 알려진다. '붉은 수수밭'은 1988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했고 모옌이 전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하는 발판이 됐다. 그간 모옌은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이탈리아 노니노 문학상, 일본 후쿠오카 아시아 문화대상, 홍콩 홍루몽 상 등을 휩쓸어왔다. 오로지 중국 민중의 삶을 소재로 10여편이 넘는 장편소설을 발표하며 거둔 성과다. 국내에도 '개구리', '티엔탕 마을 마늘종 노래'등이 다수 번역 출간됐다. 반면 모옌의 수상으로 한국 문학계의 아쉬움은 상대적으로 크다. 지금껏 동아시아권에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는 1968년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1994년 오에 겐자부로밖에 없다. 둘 다 일본 작가다. 올해는 중국 작가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국에서는 고은 시인이 꾸준히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기대를 모아 왔으나 수상은 사실상 요원하다. 무엇보다 한국문학을 해외에 알리는 것이 급선무다. 박신규 창비 문학출판부장은 "(노벨문학상에 근접하기 위해서는)국가의 적극적 문화정책이 필요하다"며 "번역지원을 우선으로 꼽았다. 아직 한국문학의 해외 번역은 걸음마 단계다. 정책적 지원도 미미하다. 미국에서 주목을 받았던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도 정부지원 없이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번역 및 시장진출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한국번역원을 통해 지난 2001년부터 한국번역도서 해외출판에 30억원가량을 지원해왔으나 현지 출판사로부터 판매량 정보를 제공받지 못해 실질적으로 얼마나 성과를 거뒀는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다. 한 출판계 관계자는 "다른 아시아권 나라들에 비하면 아직도 갈길이 더 멀다"며 "일단 적극적으로 해외에 소개돼 많은 사람들이 읽어야 노벨문학상을 거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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