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중국 경제가 시장경제화하면서 국유기업의 비중이 줄고 민간 부문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실은 이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10월 4일자)는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으로 경제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유기업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관련해 전문가들 사이에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국유기업의 비중이 20년 전보다 줄었다는 데 이견은 없다. 1990년대 국유기업이 줄기 시장한 이후 현재 중국 경제 전체에서 국유기업의 비중은 33~50%로 분석되고 있다. 민간기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국유기업의 비중은 여전히 큰 편이다. 국유기업의 비중이 줄어드는 속도가 느릴 뿐 아니라 일부 산업에서는 비중이 되레 커졌다.월스트리트저널 베이징(北京) 특파원 출신인 제임스 맥그래거는 저서 '권위주의적 자본주의'에서 통계 수치만 보면 국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간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계 지표만으로는 국가 및 국유기업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상공회의소들도 보고서를 통해 중국 국유기업이 부활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중국 국유기업의 경우 수가 줄고 있지만 실제 영향력은 과거보다 커지고 있다. 국유기업은 대기업으로 성장한데다 소속 부문에서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국유기업이 감소한 것과 관련해 정부가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유관 기업 통폐합에 나서 수가 줄었다고 분석했다.중국 경제에 대해 비판적인 전문가들은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중국 기업들의 자유화가 이뤄져 민간 부문이 성장했지만 2006년부터 이런 흐름이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제위기 이후 중국 정부가 내놓은 막대한 규모의 경기부양 조치들은 국유기업을 살찌우는 데 이용됐다. 실제로 2004년 국유기업의 평균 매출은 민간 기업 평균 매출의 6배였으나 2010년 11배로 늘었다.국유기업은 이른바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력 확보 외에 정부로부터 각종 혜택도 받고 있다. 일례로 국유기업은 이윤을 일정하게 보장받으며 국유 은행들로부터 대출에서도 특혜를 받는다. 중국 정부도 국유기업에 각종 세제 특혜 및 보조금을 부여한다. 중국의 싱크탱크인 톈쩌(天則)경제연구소는 2001~2009년 국유기업이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만 4조위안(약 707조원) 이상이라고 주장했다.그렇다면 중국 정부 및 국유기업은 자국 경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코노미스트는 비효율적인 국유기업이 효율성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그 동안 맡아온 역할은 민간기업들로 옮겨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5월 중국 정부는 철도, 에너지 등에서 민간 부문의 역할을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가시적인 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다.나주석 기자 gongg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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