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 막다른 길목에 들어선 인천지역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의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인천시는 얼마 전 정부에 올린 이른바 '매몰비용' 지원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5일 밝혔다.건의 내용은 정부도 매몰비용을 '분담'해 달라는 것이었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은 민간이 추진하다 포기한 재개발 사업에 매몰비용을 지원할 경우 그 주체를 지방자치단체로 한정하고 있다. 이를 정부와 지자체, 주민, 시공사 등이 함께 분담하자는 건의였다.사업 초기인 추진위원회 단계로 제한된 매몰비용 지원대상을 정식 조합까지 확대해 달라는 요청도 역시 수용되지 않았다.현재 인천에서 사업취소 가능성이 있는 구역의 매몰비용은 3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사업시작 후 추진위나 조합의 설립과 운영에 들어간 돈이다. 인천시는 2006년 8월 이후 최대 212곳까지 늘어난 정비 예정구역을 지난 2월 167곳으로 줄여놓은 상태다. 올해 연말까지 사업추진 가능성이 희박한 29곳을 주민 의견을 수렴해 다시 추려낼 계획이다.정부는 "재개발ㆍ재건축은 사업에 필요한 비용과 그에 따라 창출된 개발이익이 모두 민간 조합에게 귀속되는 형태"라며 지원 거부방침을 시에 전달했다. 정부는 이런 입장에 따라 최근 확정한 내년 예산안에 매몰비용 지원금을 반영하지 않았다.정부는 현재 단위 구역 내 신축가구 수의 17% 이상인 임대주택 의무 건설 비율 축소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천시는 임대주택 의무 비율로 우선 사업성 자체가 떨어지고 개발이 끝난 뒤 임대주택을 시가 매입해야 하는 부담이 막대하다며 축소를 건의했다. 정부는 "주민 재정착이라는 재개발 사업의 목적을 생각할 때 비율 축소는 신중히 검토할 일"이라는 입장이다.정부지원이 사실상 좌절되면서 인천시가 재건축ㆍ재개발 '출구전략'을 위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예정구역 축소 외엔 거의 없게 됐다.인천시 관계자는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안이 제출된 만큼 계속해서 정부를 설득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노승환 기자 todif7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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