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저詩]김부용의 '연천노인을 곡함(哭淵泉老爺)' 중에서

도대체 인연이 아니었던가 이 오랜 인연 都是非緣是夙緣/그 인연 어찌 죽기 전 좇아가지 못했나 旣緣何不?衰前/꿈에서 꿈 얘길 하니 진짜는 어디 있나 夢猶說夢眞安在/삶에도 삶이 없으니 죽음 또한 필시 그렇겠지 生亦無生死固然//(......)누가 알겠는가 기생 하나 방안에서 눈물 짓는 걸 誰知燕子樓中淚/뜨락의 꽃 두루 적시니 철쭉(두견화) 되어 피는 걸 ?遍庭花作杜鵑 ■ 연천은 기생 운초(雲楚) 김부용이 사랑을 맺어 시집 간, 김이양 대감의 호이다. 그가 먼저 돌아간 뒤 쓴 시이다. "정녕 인연이 아니었던가 오래된 이 인연이?" 이렇게 묻는 운초의 마음끝에 서보라. 저 분 눈감기 전에 우리 인연을 어찌 좇아가 함께 죽지 못하였던가. 꿈을 꾸는데 꿈 속에서 그가 내게 죽는 꿈을 꾸었다고 말하니, 그는 죽었는가 살았는가. 그 얘길 들은 나는 살았는가 죽었는가. 연자무(제비춤)는 기생이 기본으로 추는 칼춤이다. 그 사람 한 사람만을 위해 평생 칼춤을 추는 기생이고자 하였던 운초였다. 문득 붉은 철쭉이 피처럼 돋으니, 내 사랑이 이런 줄 아시오. 산 사랑과 죽은 사랑이 꿈 속의 꿈 속에 부여안으니 이대로 가만히 천년쯤 당신에게로 허물어져 빛인듯 먼지인듯 머물고자 할 뿐이니.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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