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잡은 기업은행

서울 황학동 중앙시장 CCTV 32대 설치.. 좀도둑 7명 잡아

조준희 IBK기업은행장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600여 가게가 밀집한 서울 황학동 중앙시장. 추석 연휴를 앞둔 대목이라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인다. 이 때쯤이면 시장이 붐비는 틈을 타 물건을 슬쩍하는 좀도둑도 성행한다. 하지만 중앙시장 상인들의 표정은 편안하기만 하다. 지난 7월 IBK기업은행이 이곳 중앙시장에 설치해 둔 CCTV 덕분이다. 전통시장에 대한 기업은행의 이색적인 지원이 화제다. 평소 전통시장 활성화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던 조준희 행장의 적극적인 컨설팅에 따른 것이다. 25일 중앙시장 상인회 등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7월 2000만원을 들여 CCTV 32대를 황학동 중앙시장 곳곳에 설치했다. CCTV의 성과는 눈부셨다. 설치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CCTV는 절도범 7명을 잡아냈다. 일부는 상인회 사무실에서 녹화화면을 지켜보던 상인에게 현장에서 적발됐고 물건이 없어진 것을 알고 난 뒤 녹화분을 통해 인상착의를 확인, 색출해 낸 경우도 있다. 박정원 중구 서울중앙시장 상인회장은 "설날이나 추석 연휴 방문객이 많아지면 물건이나 고객 지갑을 노리는 좀도둑이 수년째 기승을 부려왔다"면서 "그러나 기업은행에서 설치를 지원한 CCTV가 가동된 이후부터는 이들을 적발하거나 처벌하기 수월해졌고, 중앙시장에는 CCTV가 수십대 있다는 소문이 나서인지 최근엔 피해 사례도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통시장 지원은 조 행장의 현장 경험이 적극 반영된 것이라는 게 시장과 기업은행 측 설명이다. 조 행장은 지난주 권혁세 금감원장과 이 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CCVT를 직접 보여주며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도 여러가지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세세한 것에 신경쓰면 의외로 전통시장을 도와줄 수 있다"며 "방범 관리도 그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조 행장은 평소에도 공단 등을 방문해 중소기업 현장의 애로 사항을 듣고 이를 은행 경영에 반영하는 등 현장 경영을 유독 중시한다. 이날 기업은행은 금감원과 공동으로 1억원 상당의 과일과 채소, 건어물 등을 구입해 소외된 이웃에게 기부했다. 조 행장은 또 "일부 국가에서는 재래시장 길목을 지나야만 대형마트에 진입할 수 있도록 위치를 제한한다"면서 "국내 업계도 서로 판매하는 품목을 제한하고 이 같은 제도적 측면을 고려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밖에 기업은행은 조 행장의 주도로 올해 추석연휴 기업은행에서 일하는 청원경찰과 환경미화원 등 외주업체 소속 직원들에게 재래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경기도 활성화하고 상대적으로 복지에서 소외된 외주직원까지 챙기는 '일석이조'의 배려 차원에서다.김현정 기자 alpha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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