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정부 비용절감 말로만 했다.

인력줄이되 연금지급,기관 없앴지만 정부 부서로 전환.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그리스에 구제금융을 지원한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는 현재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약속한 긴축조치 이행을 실사중이다. 이들이 그리스에 요구하는 것은 비용을 줄여서 자기들이 그리스를 믿게 하라는 것이다. 과연 이들이 바라는 비용절감은 이뤄지고 있을까?

ODDY 인력감축으로 경매를 열지 못해 먼지를 둘러쓴채 하치장에 있는 압류 고급 승용차(사진=가디언홈페이지)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그리스 정부가 약속한 지출 축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공공자산관리회사(ODDY)의 사례를 들어 보도했다. 2차 대전후 잉여무기 처리를 위해 설립된 ODDY는 시청 응접실에서 나온 낡은 소파에서부터 마약상한테서 압수한 고급 승용차에 이르기까지 무엇이든 경매로 팔아치우는 창고를 전국에 두고 있었다.그러나 경쟁이 심해지고 수 십 명의 직원을 둔 탓에 10년 전부터 손실을 내기 시작했고 지난 해 약 50개의 공공기관이 폐쇄대상으로 선정됐을 때 ODDY도 명단에 올랐다.1년여가 지난 지금 ODDY는 문을 닫았다.그리스 정부는 지난해 11월 ODDY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가디언은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서류상이었을 뿐이었다고 꼬집었다. ODDY는 지금도 사실상 존재한다고 직원들과 공무원들은 털어놨다고 가디언은 주장했다. 전에는 독립된 기구였지만 지금은 그리스 재무부의 한 부서가 됐을 뿐이다. 2009년 국채위기 발생이후 인력은 절반으로 줄었고 남은 인력의 급여도 깎였다. 그러나 ODDY를 나간 인력들은 연금수령자가 됐다. 급여가 연금으로 바뀌어 정부의 지출절감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ODDY인력이 줄어 경매를 통해 돈을 버는 ODDY의 능력은 마비될 수 밖에 없었다. 경매를 열지 못해 그리스 전역의 폐기물 하치장에는 압수한 럭셔리카 포르쉐와 벤츠가 녹슨 오토바이와 총알 구멍이 난 경찰차, 부서진 시내 버스 사이에서 먼지를 둘러쓰고 있을 뿐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아테네에서 이 조직은 올해 한 차례 자동차 경매를 실시했다.호시절 한 달에 한 차례 연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더욱이 3월부터는 조직의 이름과 신분이 바뀌는 바람에 인터넷 접속도 차단돼 보유자산 매각은 더욱 더 어렵게 됐다. 가디언은 ODDY 사례는 2015년까지 1000여개의 비슷한 기관을 폐기해 20억 유로를 절감하는 목표를 세운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가 당면한 장애물중의 일부를 명확히 보여준다고 결론지었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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