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인문학을 입었다..달라진 은행권 채용 풍속도

국민銀, 인문학 베스트셀러 28권이 심층면접 교제···韓銀도 인문·사회 전공자에게 필기면제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정의란 무엇인가', '철학이 필요한 시간',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올 상반기 인문학 분야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서적들이다. 하반기에 100여명의 신입행원 채용계획을 갖고 있는 KB국민은행은 이같은 인문학 분야 베스트셀러 28권을 활용한 심층면접을 통해 신입행원을 뽑기로 했다. 지원자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은행권의 신입행원 채용 풍속도가 변하고 있다. 주요은행들이 하반기 공채를 진행하면서 학력이나 성적 등 소위 '스펙'이 아닌 인성과 인문학적 소양을 주요 평가항목으로 도입하고 있는 것. 은행들의 인재상(人材像)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일까지 지원서 접수를 받는 국민은행의 하반기 채용 키워드는 '통섭형 인재'다. 이는 금융·경제 분야에 대한 지식만이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과 인성을 갖추고 종합적,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한다. 인문학 베스트셀러를 활용한 심층면접은 이러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은행이 고심 끝에 도입한 방법이다. 전홍철 국민은행 인사부 팀장은 "요즘 구직자들은 획일적인 봉사활동이나 어학연수 등의 스펙 관리에 매몰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은행에 대한 고객의 니즈(수요)가 다양해지는 만큼 이에 맞출 수 있는 따뜻한 가슴과 배려심, 통찰력 등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총 60여명의 신입행원을 선발하는 한국은행은 62년 역사상 처음으로 '자유전공 전형'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한은은 그동안 경제학, 경영학, 법학, 통계학, IT·컴퓨터공학 등 5개 분야에서 필기시험과 면접을 거쳐 신입행원을 선발해왔다. 그런데 이번부터는 인문학과 사회학 등 다른 전공자들에게 필기시험을 면제해주고 서류전형과 면접만으로 이들을 심사하는 전형을 신설했다. 이는 다양한 전공과 인성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것으로 평소 인문·사회학적 소양을 중시하는 김중수 총재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정상돈 한은 인사관리팀장은 "학점과 같은 스펙보다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재를 뽑겠다는 취지에서 채용방식을 일부 변경했다"며 "인문학적 소양과 통합적 사고를 갖춘 인재를 선발하는 것은 금융권은 물론 사회전반에 일고 있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만 200여명을 뽑는 우리은행은 '블라인드 면접'을 도입해 눈길을 끈다. 이는 출신 대학이나 전공 등의 이력을 전혀 모르는 상태로 그룹 및 개별로 진행되는 집중면접을 통해 인성과 소양을 갖춘 인재를 뽑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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