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펀드 대체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주가연계증권(ELS)의 발행액이 5개월 만에 반토막 위기에 처했다. 지지부진한 주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30일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ELS 발행액은 지난 23일 기준 2조1328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는 ELS가 현 추세를 이어갈 때 총 발행액은 지난 3월 최고치인 5조5403억원의 절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LS는 예금보다 이자가 높고, 주가가 다소 하락해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지난해 연말 이후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지난 3월 ELS 발행액은 5조265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3월을 고점으로 발행액은 급감했다. 4월 4조8027억원, 6월 3조8817억원을 거쳐 이달에는 2조원대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지지부진한 주가가 ELS 발행액 감소를 부른 것으로 보인다. ELS는 주가가 크게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장보다는 박스권 장세에서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상품이다. 그러나 주가가 내림세를 걸으며 원금손실 지점인 녹인(Knock-In)에 도달한 ELS가 증가한 것.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하락과 함께 녹인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ELS발행이 계속 대규모로 증가할 것이라고 믿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는 지난 3월14일 2057.28로 올해 최고점을 찍은 뒤 줄곧 내리막이다. 6월부터 8월까지 매월 한 번씩 단기간 상승을 보이긴 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전환, 투자자들에게 신뢰감을 주진 못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부진으로 ELS조기상환이 줄어든 점도 ELS발행액 급감의 원인이다. 통상 ELS는 기존 상품의 조기상환 후 해당 자금이 재투자되며 발행 규모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조기상환 감소->재투자감소->발행액 감소로 이어진 셈이다. 3월 89건을 기록했던 조기상환 건수는 7월 63건으로 위축됐다.ELS를 떠난 자금은 어디로 갔을까. ELS가 줄어든 시기는 시중에 부동자금이 늘어난 시기와 겹친다. 지난 3월초 57조3870억원이던 머니마켓펀드(MMF) 잔고는 지난 27일 현재 76조3170억원으로 급증했다. 단기금융상품인 MMF는 대표적인 대기자금 창구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가 완만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하반기 ELS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조기상환이 많지 않아 ELS자금이 묶이며 모집 규모가 다소 주춤한 모습"이라며 "3월 이전 모집된 ELS의 조기상환이 9월을 전후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가을께 재도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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