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흔들기' 본격화
李 대통령, 대출 연장 관행 지적
주담대 재약정 기준 강화 예고
"버텨서 성공 못해" 연이은 메시지
보유세 인상 수순 본격화 임박
이재명 대통령(사진)이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 만기 후 연장하는 관행이 공정치 못하다고 지적하면서 당국이 관련 규정을 손볼지 관심이 모인다.
최근 다주택자의 거래세나 보유세 등 세제 문제에 이어 알음알음 이어지던 대출 관행까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당사자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 아니면 알기 힘들 법한 미시적인 부분에서 접근하면서 화두를 제시했다. 앞서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지적한 후 곧바로 정부가 부활을 공언했던 전례에 비춰보면 이번에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 대통령이 13일 엑스(X·옛 트위터)에 언급한 '다주택자의 대출 연장 혜택'은 기한연장이나 금리 조건 변경 등 재약정 시 기존 대출이 유지되는 구조를 짚은 것으로 보인다. 통상 주담대의 경우 10년 등 일정 기한을 두는데, 만기 시점에 재심사를 할 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지난해 6·27 대책, 10·15 대책으로 현재 신규 주택을 구입할 경우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수도권 등 규제지역에선 집값에 따라 최대 6억원, 다주택자의 경우 아예 안 나온다.
반면 다주택자는 기존 보유 주택을 담보로 설정한 대출에 대해 자금조달이 꾸준히 가능했다. 이 때문에 신규 주택 매수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임대사업자의 기업대출까지 관리 범위를 넓히는 방식으로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주택자를 겨냥한 이 대통령의 문제 제기는 그간 다방면으로 진행돼왔다. 양도세 중과의 경우 당초 규정대로 일몰을 연장하지 않고 4년 만에 부과하기로 했다. 당장 5월부터 3주택자의 경우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양도차익의 최대 82.5%까지 세금을 문다.
여기에 등록 임대사업자의 아파트 보유분 가운데 임대 의무기간이 지난 물량에 대해서 양도세 중과를 제외해주는 규정에 대해서도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1주택자라고 하더라도 실거주하지 않고 투자 성격으로 보유한 주택에 대해서도 혜택을 거두겠다고 시사한 적이 있다.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인상도 정해진 수순으로 관가 안팎에서는 내다본다. 이 대통령은 최근 연이어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들고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1월 25일), "버티는 것보다 파는 것이, 일찍 파는 것이 늦게 파는 것보다 유리할 것"(2월 3일), "다주택자가 양도세 감면 기회를 버리고 버텨서 성공한다는 건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잡으려는 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2월13일·이상 엑스) 등 부동산과 관련해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버틴다'는 표현이다. 처분할 의향이 없는 다주택자를 겨냥한 듯한 표현이다. 그간 정권에 따라 세금이나 대출규제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걸 학습한 만큼, 당장의 고강도 조치도 향후 정권이 바뀌면 다시 완화될 것이란 인식을 이번에 바꾸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세법 개정과 별개로 보유세 부담은 정부 차원에서 언제든 늘릴 수 있다. 종부세 산출 시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행정부 재량으로 정할 수 있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95%까지 높아진 적이 있으나 다음해 정권이 바뀌면서 60%로 낮춘 상태다. 여기에 공시가격의 경우 올해 현실화율은 69%(공동주택 기준) 수준이다.
이는 당초 법률에서 목표(79~90%)로 했던 수준보다 훨씬 낮다. 공시가격은 그간 시세와 괴리감이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 터라 이를 현실 상황에 맞춰 끌어올리는 게 명문화돼 있는 상태다. 현재 국토부를 중심으로 공시가격 시스템 전반에 걸쳐 개편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유세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이러한 산식을 적용하고 각종 공제 혜택 탓에 선진국 대비 실효세율이 턱없이 낮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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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반대쪽에서는 실거주자가 피해를 입거나 집값 안정 효과가 미미하다는 이유로 보유세 인상에 부정적이다. 이현석 건국대 교수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등 흐름을 보면 남은 수순은 보유세"라며 "대부분 규제카드를 이미 쓴 상황에서 보유세 강화는 시장에 심리적 안정신호를 주기 위한 마지막 수단에 가깝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는 "부동산 가격 상승분이 세금 부담보다 크기 때문에 버티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책 실효성을 높이려면 규제 일변도 접근보다 정책 집행자가 다주택을 처분하는 등 솔선수범으로 시장에 확실한 메시지를 주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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