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가거도, 만재도 통신 끊겨, 8m 판넬 날아와 열차 멈춰, 정이품송 가지도 부러져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전국이 아수라장으로 바뀌었다. 태풍이 거쳐간 제주도는 도로가 패이고 해안가 바위가 바람에 날렸다. 중국어선 2척이 침몰, 인명피해도 생겼다. 28일 오전 현재 60만여 가구의 정전사태가 생기고 섬에선 통신이 끊겨 연락이 닿지 않았다. 현재 태풍은 계속 북상 중이어서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전남 신안군 가거도, 만재도 통신 끊겨=이날 오전 10시 현재 태풍이 직접 통과한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와 만재도의 통신이 끊겨 섬안의 피해상황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반전화는 물론 휴대전화도 불통상태다. 이곳의 통신은 가거도 독실산 정상에 있는 KT 송전탑이 맡고 있다. 신안군은 송전탑이 강풍으로 넘어지거나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가거도 주민 80여명은 마을회관과 학교 등에 대피해 있다.
◆8m 지붕패널 날아와 열차운행도 막아=코레일에 따르면 28일 오전 6시26분 광주에서 순천으로 향하던 무궁화호가 광주∼극락강 사이를 운행하던 중 44분간 멈춰섰다. 8m 크기의 지붕패널이 강풍에 날려와 차량 아래에 끼였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오전 5시17분엔 부산을 떠나 서울로 가던 KTX 열차가 울산역 부근에서 기상검지장치에 풍속이 초속 32m로 감지됐다. 코레일은 안전매뉴얼에 따라 울산~신경주 구간을 시속 170km로 줄여 운행하다 4분여 동안 멈춰야 했다.
◆속리산 정이품송 가지 부러져=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제103호)의 가지도 강풍을 이기지 못했다. 이날 오전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상판리 정이품송 밑동 옆의 가지 1개가 부러져 있는 것을 보은군청공무원이 발견했다. 부러진 가지는 서북쪽으로 뻗어있던 지름 18㎝·길이 4.5m쯤 된다. 높이 16m, 둘레(지상 1m) 4.7m인 정이품송은 1993년 동북쪽 큰 가지를 강풍에 잃고 5년 뒤 바로 옆의 또 다른 가지(지름 20㎝)가 말라죽으면서 고고하던 원추형 자태를 잃었다. 2007년과 2010년 돌풍에도 지름 20㎝ 안팎의 가지가 부러지는 피해를 봤다.
◆대구에선 교회지붕 떨어져=대구지역에선 교회지붕이 떨어지고 정전이 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6시30분께 달성군 유가면의 한 교회에서 함석으로 된 지붕 일부가 태풍으로 떨어져 주변에 주차된 자동차 2대의 유리가 깨졌다.또 오전 5시께 대구시 북구 동변동의 한 사유지에서 고목이 넘어지면서 전선을 건드려 일대 3가구에 전기공급이 끊어졌다. 달성군 현풍면에선 간판 3개가 날려가 전깃줄에 걸리고 논공공단, 옥포면, 유가초등학교 등지에서 가로수가 쓰러졌다. 논공읍에선 개인주택의 돌담축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제주도에선 인명피해=제주 서귀포해경 등에 따르면 오전 2시40분쯤 서귀포시 화순항 동방파제 남동쪽1.8㎞ 지점에 떠있던 중국 어선 2척이 높은 파도에 뒤집혔다.이들 배엔 34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 중 승선원 2명이 육상에 올라 배의 전복을 알렸다. 해경은 오전 3시19분 침몰사실을 접수받은 뒤 3시40분께 주제주 중국영사에 침몰사실을 통보했다. 현재 해경은 6명을 구조하고 사고해역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가두리 양식장 피해도=28일 새벽 순간 최대풍속 초속 51.8m의 강풍이 몰아친 전남 완도군 완도읍 망남리 앞 해상 전복 가두리양식장 35㏊ 모두가 파손됐다. 일부 시설은 강풍과 파도에 휩쓸려 뭍으로 떠밀려 올라왔고 바다엔 시설물이 엉키고 설켜 둥둥 떠다니는 등 폐허장을 방불케 했다. 어민들은 오전 현재 폐허된 양식장을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이영철 기자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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