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과 욕망의 이중주…경매로 본 보석史

당신은 두번 놀란다, 스토리에 그리고 가격에…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세기의 연인'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리차드 버튼의 사랑이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은 이들이 소유한 보석 덕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버튼이 테일러에게 선물한 값비싼 보석들은 각종 경매 기록을 갈아 치우면서 후대의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매 역사상 가장 비싼 보석 = 테일러가 숨진 직후인 지난해 12월, 세계적인 경매사인 크리스티는 뉴욕에서 열흘간의 '엘리자베스 테일러 컬렉션'을 개최하고 이틀간 경매를 실시했다.이틀간의 경매에서 테일러의 보석은 1억1580만 달러(한화 약 1308억 원)에 팔렸다. 특히 경매첫날 밤인 12월13일에 경매에서는 7개의 세계 주요 경매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진주목걸이 '라 페레그리나'는 1180만 달러(133억원)로, 진주 보석류 중에서 최고 경매가 기록을 세웠다. 15세기 초나 16세기 중반 남미 파나마만의 세인트 마가리타 섬 해안에서 아프리가 노예가 발견한 것으로 알려진 배(Pear) 모양의 이 진주의 무게는 203 그레인(55캐럿 상당)이다. 처음엔 왕관에 박힌 장식용으로 사용됐다. 스페인의 왕자 필립스 2세가 왕비로 맞은 영국의 메리튜더에게 선물한 이 왕관은 스페인의 마가리타와 이자벨 영왕에게 넘어갔다. 17세기 스페인의 화가 벨라스케스가 그린 이들 여왕의 초상화에도 이 진주는 나와있다. 테일러에게 넘어간 건 1969년 테일러의 남편인 버튼이 경매에서 3만7000달러에 낙찰 받으면서다. 테일러는 브로치의 팬던트로 박힌 이 진주를 까르띠에에 부탁해 목걸이로 만들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다이아몬드'라는 무색의 다이아몬드도 경매 신기록을 갈아 치웠다. '테일러-버튼의 다이아몬드'로도 알려진 33.19 캐럿의 이 보석은 직각형 연마기술을 이용해 만든 투명한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다. 경매가는 880만 달러(99억원)로, 1캐럿에 26만달러(3억여원)나 된다. 테일러가 가장 즐겨 찬 장신구로 유명하다.
◆경매 역사상 가장 큰 보석 = 3106캐럿의 '컬리언 다이아몬드'는 세공되지 않은 다이아몬드중 가장 많은 경매 기록을 갖고 있다. 1905년 남아프리카의 프리토리아의 프리미어 광산에서 발견된 이 다이아몬드는 광산 주인인 토마스 컬리언의 이름을 땄다.컬리언은 트라스발주 정부에 이 다이아몬드를 팔았고 이것이 다시 영국의 왕 애드워드 7세에게 선물로 넘어갔다. 애드워드 7세는 아셔 다이아몬드의 요셥 아셔에게 세공을 맡겼다.  컬리언 다이아몬드는 이후 9개의 큰 조각과 100여개의 작은 조각으로 쪼개졌다. 가장 큰 원석은 '아프리카의 별(컬리언 )'이라는 다이아몬드로 무게는 530 캐럿이다. 세공한 다이아몬드 중 가장 큰 것이다.두 번째로 큰 '컬리언 2'는 '컬리언 3'과 함께 현재 런던 타워에 있는 왕관에 박혀있다. '아프리카의 별'은 영국 국왕의 지휘봉이 장신구로 사용됐다. 세공한 다이아몬드 중 가장 큰 것은 '주빌라 다이아몬드'. 545. 67캐럿인 이 다이아몬드는 '아프리카의 별' 보다 15.37 캐럿이 더 나간다. 황갈색인 이 다이아몬드는 태국 기업이 다이아몬드 업체 드비어스에서 매입해 태국 국왕인 푸미폰 아둔야뎃에게 즉위 50주년을 기념해 선물했다.현재 태국 왕조의 왕관에 붙어있다. 가장 많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는 '트사레브나 스완'으로, 2525개가 박혀있다. 백조가 알을 품고 있는 모양의 이 반지는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경매 역사상 가장 사연많은 보석 =옥색 브로치인 '파베르지'는 러시아의 황제 니콜라스 2세가 왕비인 알렉산드라 표도로브나에게 준 약혼 선물이다.이 보석에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제정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인 니콜라스 2세는 파베르지와 같은 보석 등 사치품을 모으다 볼셰비키 혁명으로 왕비와 함께 감옥에 갖혔다. 왕비는 의문의 총살을 당했는데, 시민군이 몰수한 이 브로치가 왕비의 옷에서 발견돼 논란이 일었다. 인도의 '타지마할 다이아몬드'도 기구한 사연의 주인공이다. 하트모양의 이 보석은 뒷면에 무굴제국의 황제인 샤 자일의 부인 누르자한의 이름이 각인돼 있다.무굴제국의 전성기 시절 통치한 샤 자한이 물려받아 왕비인 뭄타즈 마한에게 선물한 것이다. 그러나 왕비는 이 다이아몬드를 받고 4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버튼은 1972년 테일러의 마흔 번째 생일 선물로 구입했다.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지연진 기자 gyj@ⓒ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