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해킹과 올림픽의 상관관계는?

올림픽 열기 타고 해킹 다시 극성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고객님 휴대폰을 최신 LTE 스마트폰으로 바꿔드립니다"..이름과 휴대폰 번호, 가입 통신사 등 개인정보를 속속들이 파악하고 걸려오는 불법 텔레마케팅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KT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개인정보를 노린 해킹이 멈추지 않고 있는 탓이다. 특히 최근에는 런던 올림픽에 쏠린 전 국민의 관심을 악용해 개인정보를 빼내는 지능형 해커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 국민의 관심이 올림픽에 쏠리고 있는 사이 개인정보를 노린 해킹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제로 안랩(안철수연구소)은 올림픽 개막을 전후로 '2012 런던 올림픽 티켓을 잡아라' 등 눈길을 끄는 관련 메일 제목으로 악성코드가 배포된 사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정보를 노리고 런던 올림픽 공식 모바일 게임으로 위장한 악성코드도 등장했다. 이 악성코드들은 모두 개인정보를 특정한 곳으로 빼돌리는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이렇게 유출된 개인정보는 KT 정보유출 사건의 경우처럼 불법 거래돼 텔레마케팅 등에 사용될 수 있다고 보안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올림픽을 맞아 개인정보를 노린 해킹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최근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올림픽 개막 전인 지난 6월 국내에서 접수된 해킹사고 건수는 2174건으로 5월에 비해 41.7% 증가했다. 올림픽을 목전에 두고 해킹이 급증하기 시작한 것이다. 보안 업계는 이 같은 추세가 올림픽 기간인 7월과 8월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안랩 관계자는 "올림픽이 진행되는 동안 주요 경기 장면 등 동영상으로 위장한 악성코드, 올림픽 소식으로 위장한 스팸 메일이나 첨부 파일 형태의 악성코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악성 인터넷 주소 유포 등 다양한 형태로 개인정보를 노린 공격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스포츠 경기가 있는 시점에 어김없이 해킹은 증가세를 보였다. 스포츠와 해킹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셈이다. 남아공 월드컵이 열린 2010년 6월에는 '월드컵'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스팸메일이 지난 2006년 월드컵에 비해 9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국내에서 발생한 해킹도 6월 한 달 동안 1160건을 기록, 전월에 비해 9.2%가 증가했다. 같은 해 2월에 열린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김연아 트위터, 공식 홈페이지, 동영상, 사진 등으로 위장한 개인정보 유출용 악성코드가 넘쳐나면서 전월 대비 19.8% 증가한 1076건의 해킹사고가 발생했다. 2006년 베이징 올림픽도 마찬가지다 8월에 4.8% 증가한 1190건의 해킹이 신고된 것이다. 보안업계에서는 이처럼 전 세계적인 스포츠 경기가 열리면 덩달아 해킹이 증가하는 것을 사회적 이슈에 대한 사용자들의 관심을 악용한 '사회공학적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공학적 기법은 이메일, SNS뿐만 아니라 매우 다양한 형태로 사용자들을 공략할 수 있다"며 "사회공학적 기법을 이용한 악성코드는 사용자를 속이기 위해 고안되고 제작된 만큼 사용자 스스로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김철현 기자 kc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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