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애플이 '신종균 이메일'에 이어 삼성전자 내부 문건을 추가 증거로 공개했다. '갤럭시S' 개발 당시 삼성전자 개발팀이 아이폰을 상당히 세부적으로 분석하고 벤치마킹했음을 보여주고 있어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이목이 집중된다.애플은 7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본안소송 5차 심리에서 'S1, 아이폰 비교 평가 결과'라는 제목의 삼성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이 문건은 지난 2010년 3월 2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제품기술팀 SW(소프트웨어) 검증 그룹이 작성한 보고서다. 총 132페이지에 걸쳐 갤럭시S와 아이폰의 사용자경험(UX)을 구체적으로 비교하고 갤럭시S의 문제점 126건에 대해 설명했다. 갤럭시S는 기본 기능(27건), 시각적 상호작용 효과(22건), 브라우징(21건), 메시징(21건), 호환성(19건), 멀티미디어(16건)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건을 작성한 그룹은 하나의 문제점을 한 페이지에 걸쳐 세부적으로 설명했다. 각 페이지는 '아이폰의 장점', '갤럭시S의 단점', '개선방향'의 형식으로 작성됐다.
예를 들어 '달력(Calendar)' 기능의 경우 "아이폰은 월간 일정 화면에서 각 날짜를 선택시 일간 일정이 디스플레이된다. 그러나 갤럭시S는 일정 표시 공간이 좁아져 가독성이 떨어진다. 개선 방향으로 일정 리스트 표시를 위한 공간을 늘려서 가독성을 확보하도록 수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통화 종료시 편리성' 기능의 경우 "아이폰은 통화 중 어떤 화면에서든 홀드 버튼 한 번만 누르면 통화가 종료된다. 반면 갤럭시S는 통화 종료를 하기 위해 홀드를 풀고 엔드 키를 눌러야 한다"고 설명했다.이 문건은 애플이 6일 4차 심리에서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의 발언 내용이 담긴 '신종균 이메일'을 증거 자료로 제출한 지 하루 뒤에 공개됐다. 이메일에 따르면 신종균 사장은 "지난 2007년에 나온 아이폰과 지금의 우리 옴니아를 비교하는데 진정 옴니아가 좋다고 할 수 있느냐. 아이폰과 비교하면 UX는 하늘과 땅 차이. 아이폰 같은 것을 만들자"고 말했다. 추가로 공개된 문건은 2010년 2월 신 사장의 질책이 있고 한 달 뒤 작성됐다.신종균 이메일에는 아이폰을 배우자는 추상적인 내용이 담겨 있지만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는 삼성전자가 상당히 구체적으로 아이폰을 벤치마킹한 정황이 나타나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이목이 집중된다.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제품 개발시 경쟁사 제품과 철저하게 비교, 분석하는 한 과정일 수 있지만 시각에 따라서는 견해가 다를 수 있다"며 "배심원의 평결에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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