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女 “로맨스가 필요해”…女 5명 중 1명 평생 독신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홍콩 여성 5명 중 1명은 평생 혼자 살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의 남녀비율에서 여성이 남성 보다 훨씬 많은 '여초현상'이 심화되면서 짝을 찾지 못한 여성이 늘고 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전했다.홍콩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최근 홍콩의 성비 불균형은 최악을 기록했다. 여성 1000당 남성 87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요즘 홍콩에서 태어나는 여성 5명 중 1명은 평생 혼자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홍콩 대학의 인구통계학자인 폴 입 교수는 “성비 불균형은 계속 나빠질 것”이라며 “이미 홍콩에는 독신자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홍콩에서 혼자사는 여성은 20만9000명으로, 1996년 이후 두 배로 급증했다. 이같은 여초현상은 홍콩의 인구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61년 이후 가장 심각하다. 당시에는 남성이 여성 보다 다소 많았다. 여성비율이 늘어난 것은 홍콩 남성이 중국 본토의 여성과 결혼하는 추세가 늘어난 탓이다. 중국 본토의 여성은 홍콩에 비해 더 순종적이고 까다롭지 않다고 WSJ은 분석했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여성들이 직업을 찾아 홍콩으로 몰려든 것도 여성비율을 늘리는데 한 몫을 했다. 주로 가사도우미 일을 하고있는 이들 주변국 여성의 숫자는 30만명에 달한다. 이들을 뺀 남녀비율은 여성 1000명당 남성 94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중국 본토는 여전히 남성비율이 높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성비는 여성 100명당 남성은 108명이다. 문제는 여초현상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홍콩 인구통계국에 따르면 여성 1000명당 남성 비율은 2026년 788명, 2046년 712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여초현상을 반영한 현상들도 나타났다. 신랑감을 찾아 헤메는 여성을 위한 결혼정보업체가 급증하고, 여성의 데이트를 돕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있는 것.결혼정보업체들은 고가의 저녁모임을 열어 홍콩 여성들에게 외국인 신랑감을 소개시켜주고 있다. 또 최근 인기를 리얼리티 TV 프로그램인 '브라이드 워너비'에선 30명의 싱글 여성들이 성형수술과 데이트 코치 등을 통해 솔로 탈출을 시도하는 모습이 담겼다.폴입 교수는 "고학력에 경제력까지 갖춘 홍콩 여성이 혼자사는 것은 까다롭기 때문이 아니라 남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홍콩 여성이 눈을 낮춘다고 해도 많은 여성은 남편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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