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
2003년 구역 지정 후 개발 10년 째를 맞은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 오른편에 우뚝 솟은 건물이 동북아트레이트타워(NEATT)다. /사진제공=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사상 최대 외자유치 실적 홍보가 알고 보니 '속 빈 강정'과 다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외국인 직접투자로 실제 납입된 금액이 실적으로 홍보된 신고액의 20분의 1에도 못 미쳤다.인천경제청이 최근 '개청 이래 최대기록 달성'이란 제목으로 발표한 올해 상반기 외국인투자 유치실적 총액은 5억6860만 달러였다.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 직접투자(FDI)' 신고 금액을 기준으로 한 집계치다.영종도 대형 복합쇼핑 단지 '몰 오브 코리아' 법인이 5억 달러, 삼성바이오에피스(주)가 4천450만 달러로 비중이 컸다. 그 다음은 한울정보기술(주)가 1250만 달러, 세미크론(주)가 1000만 달러, 지이헬스케어아이티코리아(주)가 160만 달러 순이었다.인천경제청은 이 같은 상반기 실적 만으로도 2003년 10월 개청 후 연간 투자액 기준 사상 최대치가 달성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말까지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 8억 달러까지 실적이 오를 것이라며 홍보를 펼쳤다.그런데 속을 들여다 봤더니 상황이 딴 판이었다. 31일 인천경제청에 확인한 결과 올 상반기 FDI 신고액 5억6860만 달러 중 지금까지 실제로 들어온 '도착액'은 2605만 달러 뿐이었다.외투기업들이 직접투자를 하겠다고 공언한 돈의 4.6%만 납입된 것이다. 신고된 금액과 실제 들어온 금액 간 차이가 20배를 넘는다.지난 달 14일 5억 달러를 신고한 몰 오브 코리아는 채 2개월이 되지 않아 아직 FDI 납입액이 없다. 지이헬스케어아이티코리아(주)와 한울정보기술(주) 역시 올해 납입액이 없긴 마찬가지다.올해 1월 14일 FDI 1000만 달러를 신고한 세미크론(주)는 지난 달 7일까지 400만 달러를 납입하는데 그쳤다.그나마 납입액이 많은 곳은 삼성과 외국자본의 합작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뿐이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21일 4450만 달러를 신고한 뒤 같은 달 28일 2205만 달러를 넣었다.2008년 금융위기 후 일부 관광단지를 제외하곤 사실상 외부의 투자가 멈춘 상황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성과 '부풀리기'란 비판이 나온다.인천경제청 투자유치 담당자는 "정부의 각 경제자유구역 평가지표에서 FDI 신고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대외적으로는 신고액 위주로 수치를 공표해온 게 사실"이라며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다. 신중하게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해명했다.외국인 직접투자 신고액과 실제 납입액 사이의 격차는 경제자유구역 개발을 둘러싸고 수 차례 문제로 지적된 사안이다. 전국적으로 실 FDI 납입액은 신고액의 50~60% 수준에 머물고 있다.노승환 기자 todif7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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