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계속되는 폭염 때문에 떠오르는 '추억'이 있다. 18년 전 여름이다. 1994년 여름은 역대 가장 더웠던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다. 7월 말부터 전국을 달구기 시작한 올해 폭염도 기록적이다. 26일 경북 영주 낮 최고기온은 38.7도까지 올랐다. 대구도 36~37도를 넘나드는 '찜통더위'에 시달렸다. 중부지방 최고기온은 33도 수준으로 치솟았고 남부지방에서는 35도 안팎이 예사가 됐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장마 기간이 짧고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더 덥게 느껴진다. 이 때문에 "1994년도 여름보다 더 더운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당시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짧은 장마에 강수량이 적고 일찍부터 무더위가 들이닥치는 등 유사점이 있지만 기온은 당시가 훨씬 높았다는 것이다. 전국 각지의 역대 최고기온도 대개 1994년에 관측됐다. 1973년 전국적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기록을 들여다보면 1994년 당시 강릉은 39.3도, 구미는 37.4도, 광주는 38.5도까지 올라갔다. 이밖에도 목포 37도, 금산 37.5도, 밀양 39.4도, 인천 37.2도 등 올해 지금까지의 수준보다 훨씬 덥다. 서울도 최고기록인 38.4도를 기록했던 해다. 열대야도 전국 평균 14.9일간 이어졌다. 최근 10년간의 열대야 발생일수는 5.7일이다. 대구의 경우 일최고기온 35도 이상인 날이 43일이나 됐다. 우리나라의 여름은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좌우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 여름도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했으나 당시와 비교하면 약한 상태"라고 말했다. 당시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완전히 덮은 상태에서 강한 일사로 올라간 열이 빠져나가지 못해 더욱 온도가 올라갔다. 한편 기상청에서는 8월 초순까지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9월 초 '늦더위'까지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여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앞으로의 더위도 살펴봐야 한다"며 "지금보다 최고기온이 더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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