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된 예산집행' 비판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소상공인 전용 채널(YES TV)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진흥원이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 방영권 구매에 3억여원의 예산을 부적정하게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 음식 소개가 전부여서 소상공인 전용 방송이라는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17일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소상공인 케이블채널 운영에 쓴 예산은 50억7500만원이다. 지난해 이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47억5000만원. 차액 3억2600만원은 작년 말 예산변경을 통해 경영역량강화사업 미집행액에서 가져왔다. 진흥원은 지난해 12월16일 사업예산변경 승인을 요청했고 중기청은 19일 이를 승인했다. 문제는 3억여원의 사용처다. 진흥원은 타 사업 집행 잔액을 재원으로 MBC와 KBS로부터 방송콘텐츠 방영권(2년) 85편을 구매했다. 구매 내역을 살펴보면 KBS '한식탐험대'(44편), MBC '명의가 추천하는 약이 되는 밥상'(23편), 'MBC 스페셜'(5편) 등이다. '은퇴, 그 후 80000시간'이나 '젊은 도전, 전통시장 100일의 기억' 등 소수의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대부분 건강, 먹을거리 소개에 그친다. 이는 소상공인 채널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콘텐츠와도 거리가 멀다. 중기청이 조사한 '소상공인 전용 방송채널 등록 및 개국 추진계획'(2010)에 따르면, 선호 콘텐츠는 성공 사례, 창업 정보, 현장 탐방, 뉴스, 경영 컨설팅, 특강 순이었다.국회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요식업 종사자들에게 유용한 레시피를 전달한다고 해도 다른 사업종사들을 고려하지 못한 편향된 집행 결과"라며 "소상공인 방송만의 독자성과 전문성에 기초한 콘텐츠 제작과 편성을 위해 노력하고 이를 통해 시청자의 관심을 유도하고 방송의 조기정착을 꾀해야 한다"고 꼬집었다.올해 소상공인 전용 채널로의 전환을 앞두고 철저한 준비가 미흡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당초 계획에 없던 지상파 방송프로그램 방영권을 구입해서다. 2500여편의 누적 방송콘텐츠 활용률 제고, 방송만의 차별성 부족 등을 이유로 독립채널로 전환해야 한다던 그간의 주장와도 배치된다. 진흥원은 외주방송사업자(한국경제TV)채널 일부 시간을 빌려 소상공인 전문 프로그램을 내보내다 올 4월 YES TV를 개국하고 24시간 방송체제로 전환했다. 소상공인진흥원 관계자는 "YES TV가 24시간 체제로 돌아가다 보니 지상파의 고품질 콘텐츠를 수급할 필요가 있었다"며 "음식업종에 치중된 것은 소비자의 관심도에 따른 것으로 YES TV에서 요식업 뿐만 아니라 시니어나 농어촌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고 해명했다.박혜정 기자 park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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