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거품 논란 '반값 냉장고'…월풀, 국내서 미국 대비 2배 이상 받아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유통업체 이마트가 미국 월풀과 손 잡고 내놓은 '반값 냉장고'가 국내에서 판매되는 월풀 냉장고의 가격거품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12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독점판매하는 월풀 '반값 냉장고'의 미국 현지 가격이 990~1100달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돈으로 110만~12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해당제품은 종전까지 국내에서 28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었다. 월풀이 미국서는 100만~110만원대에 판매하던 제품을 2배가 넘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마트가 판매하는 가격은 164만원으로 종전 가격의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이지만 미국 판매가격과 비교할 때는 반값이 아니라 제값을 다 받고 있는 셈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미국 베스트바이에서 1099.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은 알고 있다"면서 "반값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월풀이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서 해당 제품을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는데 이를 현실화 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월풀이 지금까지 미국 현지 가격 대비 2배가 넘는 가격에 냉장고를 판매해 왔던 사실이 이번 이마트의 '반값 냉장고' 판매로 들통났다"며 "이마트의 반값 냉장고는 가격을 줄인 것이 아니라 현실화 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월풀은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해왔다. 수입 냉장고라는 이름 값만으로 100만원이 넘는 가격을 붙여서 판매해왔다. 미국 현지 가격과 국내 가격의 격차가 크다 보니 국내 냉장고 시장에서 월풀의 시장 점유율은 5%도 채 안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국내에서 2배 가까이 비싸게 팔았던 냉장고 값을 큰 폭으로 내린 것이다. 월풀은 미국서도 냉장고, 세탁기를 비롯한 주력 제품 대부분의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안방인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자 이를 막기 위해 나선 것이다. 여기에 더해 월풀은 국내 가전업체들을 덤핑 혐의로 상무부에 제소했다. 월풀 본사와 공장이 위치한 미시간, 오하이오주 상원의원들을 동원해 상무부에 압력까지 가하고 있다. 올해 초 미국 상무부는 월풀의 손을 들어 한국산 냉장고에 대해 덤핑 판정을 내렸지만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부당하다는 최종 판결이 내려졌다. 세탁기는 상계 관세율만 결정되고 덤핑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오는 7월말 세탁기에 대한 덤핑 예비 판정이 내려질 전망이다. 명진규 기자 ae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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