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PC방 업주들이 넥슨에 항의하는 뜻으로 삭발식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넥슨 공룡이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넥슨의 엔씨소프트 지분 인수를 바라보는 PC방 업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가뜩이나 요금 문제로 갈등을 겪는 상황에서 넥슨의 몸집 불리기가 자신들에 대한 지배력 강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인터넷문화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한인협)은 넥슨 본사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한인협은 전국 PC방 업주들의 모임으로 5000여사가 조합원으로 속해 있다. 김경배 회장은 "동반성장하자는 사회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넥슨은 착취를 하고 있다"며 "책임지고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협이 주장하는 넥슨의 문제는 오과금, 끼워팔기 2가지다. 넥슨이 게임 사용시간을 과도 계산해 실제보다 더 많은 요금을 받아가고 있으며 '정량제'라는 이름으로 자사의 비인기 게임을 끼워 판다는 것이다. 한인협은 "넥슨이 서비스하는 16가지 게임을 묶어 팔아 사실상 게임을 선택할 권리를 없앴다"고 토로했다. 오과금 문제에 대해서는 "넥슨은 보상시스템을 갖췄다고 해명하지만 그보다는 오과금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시스템 보완이 필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PC방 업주들은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대주주가 된 데 시장 지배력이 더욱 확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게임전문 통계 사이트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PC방 게임순위 상위 10개 가운데 넥슨과 엔씨소프트 게임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양 사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지난 3월 기준 37%에 달한다. 이에 대해 넥슨은 "사단법인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인문협)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무료이용시간과 장학금을 제공하는 등 상생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해명했다. 인문협은 한인협과는 다른 PC방 업주들 모임이다. 넥슨이 제공했다는 무료 이용시간은 7만2000시간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2000만원이다. 이를 두고 PC방 업주들은 "넥슨이 비난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인문협 관계자는 "무료 이용시간은 협회 내 우수 회원사에게 나눠줬다"며 "장학금은 말만 나왔을 뿐 아직 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특히 한인협은 넥슨의 무성의한 태도에 분개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지난달 1인 시위 이후 넥슨 실무진에 수십번 연락을 취했지만 연결되지 않더라"며 "우리와 대화하려는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넥슨 관계자는 "우리가 개발한 게임 콘텐츠에 요금을 부과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물러서지 않을 뜻임을 내비쳤다. 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이승종 기자 hanarum@ⓒ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