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통큰 할인'..'인기 '대박

전통시장 할인행사 첫 날인 27일 중랑구 우림시장에서는 다양한 품목을 평소보다 10~50% 싸게 팔고 있었다.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조민서 기자]"오늘 하루 열무 한 단이 단돈 1500원입니다. 빨리들 오세요."  전통시장의 '통큰 할인'에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전통시장 '통큰 할인' 시행 첫 날인 27일 서울 중랑구 망우본동 우림시장에는 궂은 날씨에도 평소보다 손님이 30% 가량 늘었다. 이벤트 행사로 직거래한 '일산열무' 200단이 시중가보다 2000원 이상 싸게 내놓자 판매한 지 1시간만에 동이 났다. 박철우 우림시장 상점가 진흥조합장은 "오늘 손님들이 주말 평균보다 많이 방문했다"면서 "경춘선 기점인 망우역 인근 이마트가 문을 닫아 엠티를 떠나려는 대학생들까지 우리 시장에 와서 고기, 소주, 과일이나 라면을 많이 사갔다"고 웃으며 말했다. 우림시장은 엠티 손님들을 위해 망우역까지 물품을 배달까지 해줬다. 전통시장이 착한가격와 다양한 이벤트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서울시에서도 대형마트가 쉬는 둘째, 넷째 일요일을 '전통시장 가는 날'로 정하고 직거래 운송비, 홍보비, 쿠폰발행 비용 등을 지원하고 나섰다. 이 같은 행사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우림시장에서는 반응이 즉각 나타났다. 할인 품목은 잘 팔렸다. 시장 내 한 정육점은 국내산 돼지생갈비 1800g(3근)을 평소보다 5000원가량 저렴한 1만원에 팔고 있었다. 오후 4시부터 20개 세트 판매를 시작하자 삽시간에 팔리고 4개만 남을 정도였다. 할인상품은 시장 조합에서 마련한 빨간바구니에 담아서 판매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도왔다. 품목도 다양했다. 포장순대는 원래 6000원에서 5000원, 곱창도 8000원에서 7000원으로 가격을 내렸다. 원래 1개당 800원씩 하던 팔뚝만한 호박도 2개가 1000원에 팔려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통큰 할인'이 진행되는 일요일에만 반짝 매출이 올라갈 뿐, 평일에는 대형마트와 SSM의 공세에 맥을 못추는 상황이다. 일부 상인들은 소비자들이 아예 전통시장에 발길을 두지 않으니 세일을 하는 것조차 모른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송파구 석촌시장에서 7년째 정육점을 하는 강동원(남 41)씨는 "올해는 더 힘들다. 7년째 매출이 줄었다"며 "할인행사를 해도 홍보가 미흡해 소비자들이 더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정육점에서는 등심돈가스를 평소보다 4000원 싼 1만원에 팔고 있었다.  이경희 석촌골목시장 상인회장은 "이 주변에만 롯데백화점, LG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가 여럿 있다"며 "세일행사도 좋지만 각 시장들의 상황을 정밀하게 검토하고 사정에 맞는 정책을 입안해 실효성있는 대책이 더 절실하다"고 말했다.오진희 기자 valere@조민서 기자 summ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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