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샤넬 No.5 쓰시나요?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하이힐 아닌 플랫슈즈에 단아한 모습. 하지만 스쳐 지나갈 때 아찔한 향기가 코끝을 자극한다. 흔하게 맡아볼 수 있는 대중적인 향기가 아닌 색다른 향기가 불황에도 인기다. 향기로 누리는 작은 사치. 바로 프리미엄 수제 향수다.비슷하고 개성없는 일반 해외명품 브랜드 향수의 인기가 시들해진 반면 고가 수제향수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반 향수 제품보다 최대 10배가량 비싸지만 나만을 위한 작은 사치를 포기할 수 없다는 '향기 마니아'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 여러 종류를 수집하는 컬렉터들도 많아졌다.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인터넷이나 블로그 등을 통해 독특한 프리미엄 향수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디자이너 이름으로 생산되는 라이선스 향수의 인기는 시들해진 반면, 딥티크·크리드·아쿠아디파르마 등 브랜드 인지도는 낮지만 흔하지 않은 독특한 향기로 자신을 표현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백화점에서는 고가의 '프리미엄 향수'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신세계백화점이 연도별로 향수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일반 향수는 매년 10%대 매출 신장률을 보인 데 비해 프리미엄 향수는 30~60% 이상의 높은 신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전체 매출 신장률의 2배를 뛰어넘는 수치다.이처럼 프리미엄 향수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10만~50만원대로 일반 향수보다 최대 10배가량 비싸지만, 비교적 적은 돈으로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프리미엄 향수 제품은 20~30대 젊은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니콜 키드먼·시에나 밀러 등 해외 유명인을 비롯해 이효리·고현정·서인영 등 국내 패셔니스타들이 크리드나 딥티크 등 프리미엄 향수를 즐겨 사용한다고 알려지면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이들 프리미엄 향수 제품들은 브랜드별로 전문 조향사를 두고 꽃·아보카도 오일·송진 등 40~50여종의 천연 원료를 조합, 직접 수제로 제작해 합성 향료를 사용하는 일반 향수에 비해 독특하고 풍부한 향을 내고 있다. 일반 향수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계피, 적 후추 열매, 소금 등을 원료로 사용해 복합적이면서 시간이 갈수록 달라지는 향을 느낄 수 있어 마니아를 거느릴 정도로 인기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본점 화장품 매장을 리뉴얼하면서 명품관 앞자리에 23㎡ 규모의 '퍼퓸 숍'을 오픈하고 세르주 루텐, 딥티크 등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를 들여왔다. 브랜드 이미지나 로고를 없앤 뒤 심플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블랙 톤의 우드 집기로 매장을 구성해 향수와 향초를 한 매장으로 구성했다.최근 오픈한 의정부점에서도 프리미엄 향수로 구성된 '퍼퓸 숍'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도 펜할리곤스, 조말론, 아닉구딸 등 다양한 프리미엄 수제 향수가 국내 시장에 속속 진입하는 등 프리미엄 향수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최인진 신세계백화점 화장품 담당 바이어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가격대가 높은 프리미엄 향수가 높은 인기를 끌면서 한때 시들했던 향수를 백화점에서 부활시키고 있다” 면서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매장을 확장하는 것은 물론, 세계적인 브랜드를 들여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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