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자산가치가 20조원에 달하는 헬로키티를 두고 한-일 기업 간 분쟁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개발사인 일본 산리오와 국내 라이선싱 대행업체 아이시스컨텐츠(이하 아이시스)는 핵심 쟁점인 '로열티 지급' 문제를 두고 한 발도 물러남이 없는 모습이다. 23일 아이시스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사업설명회를 열고 "산리오코리아(산리오 한국법인)의 업무방해, 일방적 계약해지 등으로 100억원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며 "일본 다국적 기업이 국내 영세 중소기업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시스의 설명에 따르면 산리오는 지난해 10월경부터 아이시스의 고객사들에게 아이시스와의 계약 해지를 강요하며 업무 방해를 했다. 아이시스의 사업권을 곧 박탈할 것이라는 내용과 함께였다. 이어 11월에는 "계약 해지 사유가 발생했다"며 아이시스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계약 만료가 1년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다. 아이시스는 이 과정 중 매출이 급감했고 결국 지난해 11월 말 최종 부도 처리됐다고 주장한다. 비슷한 시기에 아이시스 관계사인 캐릭터 제조사 지원컨텐츠 역시 부도를 맞았다. 아이시스 관계자는 ""산리오는 계약 해지 사유로 우리가 로열티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로열티를 비롯해 어떤 비용 관련한 부분에서도 계약 내용을 어긴 적이 없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우리뿐 아니라 중소 라이선싱 업체들도 부도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아이시스는 산리오 측이 사업 노하우를 전수해 주겠다며 지금까지 47억원 가량 업무위탁 수수료를 받아갔지만, 실제로 전수가 이뤄진 적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리오는 "문제의 원인은 아이시스의 로열티 누락"이라는 입장이다. 산리오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중국 공장의 헬로키티 제품에서 문제가 발견됐는데 라이선싱이 어디서 나왔는지 파악해보니 아이시스였다"며 "우리에겐 업체 정보가 없어 아이시스에게 문의하자 처음엔 계약 업체가 아니라고 했지만 나중에 확인 결과 계약 업체더라"고 말했다. 계약 사실을 산리오에게 고의로 숨겨 로열티 지급 규모를 줄였다는 소리다. 이후 산리오는 국내 헬로키티 라이선싱 업체들에 대한 회계감사를 실시했고, 아이시스의 추가 계약 누락, 로열티 규모 허위 기재 등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리오 관계자는 "문제 발견 후 계약 해지를 알린 만큼 기본적으로 정당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내 사업에서 문제가 발생한 만큼 향후 국내 라이선싱 유통은 직접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이시스 측은 "중국 업체의 경우 라이선싱 업체가 아니라 라이선싱 업체가 생산을 위탁한 하청 업체"라며 "우리는 라이선싱 업체와 계약한 것이니 산리오의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아이시스는 지난 1월 산리오코리아를 상대로 명예훼손 및 배임,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소송을 제기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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