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는 동 마다 장학회 있다

1년 전 동마다 장학회 만들어 학생들에 장학금 전달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장학금 받으며 공부해 세계 최고 스위스 글리옹호텔학교 4년 장학생으로 수석 입학’‘2010년 여름 행당역 부근 시내버스 폭발사고로 발목절단 중상 입은 이효정 씨의 남동생 이제현 군 후원’‘재활용품 모아 판매한 수익금으로 가족 생계까지 책임지고 공부하는 차상위계층 청소년 지원’ 서울시청이나 자치구청, 민간 장학재단에서 지원하는 장학금이 아니다. 주민들이 1만원, 2만원 씩 십시일반 모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동별 풀뿌리 장학재단 힘이다.

성삼장학회 장학금 전달식

성동구(구청장 고재득)는‘우리 지역 인재는 우리 힘으로 키운다’는 목표 아래 지난해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모든 동 단위로 17개의 장학재단을 꾸렸다. 풀뿌리 장학재단이 운영된지도 벌써 1년 남짓한 시간이 흘렀다. 지역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을 모아 세워진 장학회 회원수는 정기적인 회원만 480여명에 이른다. 자영업자 기업 단체 학생 개인 등 수시로 후원하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성동구 내 기부천사는 1000명이 넘는다. 한 푼 두 푼 모은 장학기금은 현재까지 3억8800여만원이 적립됐다. 이 기금을 통해 지난달 말까지 167명 학생에게 총 1억8000만원 장학금을 지원했다. 이달에도 새학기를 맞아 뜻깊은 장학금 전달식이 있었다. 성수2가제3동 ‘성삼장학회’는 저소득 가정의 학생과 성적 우수 학생 총 7명에게 14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지난해 6월 23명의 정회원과 특별회원으로 설립된 행당2동의 ‘행당2장학회’는 고등학생 2명에게 40만원씩, 대학생 4명에게 100만원 씩 총 480만원을 전달했다. 지난 18일에는 유일하게 2개의 장학회가 운영되는 마장동의 ‘빈첸시오 장학회’에서 새터민 대학생과 저소득층 고교생 총 8명에게 66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행당2동 장학금 전달식

특히 금호1가동의 ‘보물단지 장학회’의 활동은 눈길을 끈다. ‘보물단지 장학회’는 몇 명의 후원자가 모여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68명의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후원금과 재활용 상설가게 ‘보물단지’의 판매 수익금을 더해 장학기금을 마련한다. 현재 보물단지 장학회의 장학기금 약 2200만원 중 1600만원이 보물단지 수익금이다. 지난달엔 지역내 학교장과 지역주민의 추천으로 장학생 7명을 선정, 총 6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날 장학생들은 힘들 때 고민을 함께 나누는 멘토·멘티가 되자며 끈끈한 정을 나누기도 했다. 이처럼 성동구의 동별 풀뿌리 장학재단은 규모는 작지만 그 안에 담긴 힘은 가늠할 수 없다. 점점 더 많은 주민의 참여가 이루어져 지역 인재양성에 보탬이 되는 내실 있는 지역 장학회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행당2동 김창겸 동장은 “동 주민들이 한 푼 두 푼 모은 장학금으로 우리 지역 인재를 육성하는 뜻 깊은 일을 하게 돼 보람된다”면서 “더 많은 주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고재득 성동구청장은 “구의 동별 장학회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동네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주민들이 학생들을 선정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효율적”이라며 “학생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해 지역사회의 일꾼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풀뿌리 장학사업에 뜻을 함께할 주민이나 후원이 필요한 청소년을 알고 있는 주민은 성동구 각 동 주민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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