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기자
미평여자학교 원예반 온실에서 직접 자생식물을 심고 있는 유영숙 환경부 장관과 권재진 법무부 장관(오른쪽부터)
◆미평여자학교 "아이들 마음 위로해줄 것"=유영숙 환경부 장관과 권재진 법무부 장관이 직접 참석한 업무협약식은 13일 청주소년원(미평여자학교)에서 열렸다. 총 80명의 원생들을 수용하는 미평여자학교에는 현재 48명이 머무르고 있다. 여자 청소년만을 수용하는 곳으로 8호, 9호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들이 1개월에서 6개월까지 관리를 받는다. 대부분의 경우 절도죄로 미평여자학교까지 왔다. 가장 어린 원생의 나이는 만 11세다. 역시 죄목은 절도죄였다. 어렸을 때부터 가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쉼터를 전전하며 지낸 이 원생은 배가 고파 먹을 것을 훔치다가 절도죄로 잡혀 미평여자학교에 보내졌다. 학교 관계자는 "대다수가 가정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라며 "제 때 밥을 먹고 규칙적인 생활만 해도 다들 부쩍 좋아진다"고 말했다. 미평여자학교는 이번 협약식으로 원예반에서 자생식물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새벽 여섯시 반에 일어난 원생들은 아침부터 오후까지 여러 프로그램을 수강하는데 원예반도 그 중 하나다. 이미 지난주부터 자생식물을 심기 시작했다. 미평여자학교 측은 이번 사업으로 아이들의 정서를 위로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립의 기반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예전부터 원예반을 계속 운영해왔는데, 식물 가지가 실수로 꺾이니까 한 아이가 '내 팔이 부러졌다'고 하더라"며 "그만큼 아이들이 식물을 키우며 위로를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립 교육으로는 네일아트를 가르치고 있는데, 수익성 높은 자생식물을 사회 진출 발판으로 삼게 해 주는 것도 장기적으로 고려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