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제품 반응보고 시기조절'…실제론 핵심부품 문제?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삼성전자의 저가TV 출시로 LG전자의 저가TV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지만 1분기 내 제품을 접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LG전자는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인데 핵심 부품의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점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이미 관련 기술을 가지고 있는 부품사들이 있어 부품 공급처를 바꾸면 되지만 이럴 경우 그룹 내 계열사의 실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이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9일 LG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TV가 주력이라 서둘러 보급형 TV를 낼 이유가 없다"며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고 기존 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살핀 다음에 천천히 출시해도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태도는 그간 저가TV에 대한 공세적인 발언을 이어가며 출시 의지를 수차례 밝힌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권희원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지난해 11월 저가TV에 대한 포문을 열며 "LG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는 "준비가 완료됐고 상반기 본격 판매할 것"이라며 출시 시기를 구체화 했다. LG전자의 입장 변화는 시기 조절이라는 설명과 달리 부품 공급업체가 관련 부품을 아직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LG전자 TV의 LED 백라이트 유닛(BLU)은 LG이노텍에서 공급하는데 아직 제품 개발 단계로 양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 LG 양사의 저가TV는 직하형LED TV인데 단가 인하의 핵심은 패널에 빛을 공급하는 BLU다. 이 BLU는 현재 주류인 에지형(패널 모서리에 광원을 배치하는 방식)에 들어가는 도광판을 제거하고 기존 제품 대비 LED 유닛을 10분의 1가량 줄여 BLU 제조 단가를 40~50% 가량 낮춘다. 이를 통해 TV의 전체 제조비를 15~20% 가량 줄일 수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아직 저가TV 직하형BLU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며 "LED수를 줄이는 만큼 광휘도와 광효율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은데다가 빛을 분산하는 렌즈도 일본에서 조달하는데 수급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노텍에서 양산을 서두르고 있어 조만간 양산에 돌입할 수도 있다"며 "그렇다고 해도 완제품은 1분기 내에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인데 상반기 내 완제품이 나오지 않으면 수요의 상당 부분을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기술 개발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LG이노텍이 주요 공급사이기는 하지만 굳이 제품을 내야 한다면 다른 부품사를 통해서 부품을 조달해서 해결하면 될 일"이라고 답했다. LG전자는 지난 2010년까지 직하형LED 기술을 가지고 있는 서울반도체로부터 BLU의 상당부분을 공급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LED 수요부진으로 LED 산업 전체 가동률이 낮아지자 서울반도체 공급 물량의 대부분을 LG이노텍 전환했다. 만약 LG이노텍의 BLU 양산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저가TV 판매가 호조를 보이게 되면 부품 공급사를 외부로 다시 돌릴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박지성 기자 jiseo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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