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은 남의집 얘기?.. 부동산 강의장은 여전히 '북적'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목동에서 의류업을 하는 이모(42)씨는 부동산 강의현장을 일부러 찾아 듣는 편이다. 그의 요즘 관심은 '임대형부동산'이다. 경기 침체기인 지금은 시장의 흐름을 알고 공부해야 할 시기라고 판단했다. 사실 이씨는 20대 후반부터 직장 선배를 따라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다. 현재는 5,7호선 더블역세권인 군자동 빌라에서 월세수입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 몇 년 전 1억7000만원에 구입해 1억3000만원 전세로 돌렸다가 돈을 모아 월세로 바꿨다. 당시 빌라 구입에 든 자기자본은 4000만원이었다. 그는 앞으로도 임대수익에 투자할 계획이다.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인데도 관련 강의를 찾아 듣는 사람들이 적잖다. 이씨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대개는 부동산 자산이 있고 투자를 꾸준히 해 왔던 사람들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노후대비용으로 수익을 얻기 위해 부동산 강의 현장을 찾고 있다. 30대나 40대 초반인 사람들도 많다.금융위기 이전 호황기보다 수강생 수는 줄었다. 하지만 참석자들의 열의는 오히려 더 높다는 설명이다. 건국대부동산아카데미 관계자는 "2008년 이후 부동산 불패신화가 끝났다는 말이 나돌기 시작하면서 사람 수가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3시간 동안 서서 강의를 듣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공개강좌를 할 때는 보통은 100명, 많게는 300명이 모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부동산 침체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들으러 오는 사람도 많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무료강좌 참석자들은 보유한 부동산을 팔고자 하거나 새로 투자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특히 박 대표는 "요즘은 다들 소유 주택을 처분할지 말지 걱정이 크다보니 시장의 흐름을 읽으려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교사도 강의현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강의장에서 만난 국어교사 김모(55)씨는 "명동 쪽 상가에 투자해 놓은 상태인데 앞으로 어떻게 투자해 미래를 준비할지 알아보러 왔다"고 말했다.수강생 중엔 '고수'로 통하는 부동산업 종사자들도 눈에 띈다. 공인중개사 경력이 10년 이상 됐다는 김모(54)씨는 "부동산은 실물경제와 금융이 맞물려 돌아가는 곳으로 이슈나 트렌드가 중요하다"면서 "이 때문에 가끔 유명강사의 강의를 듣는다"고 말했다.불황에도 청강하는 이들이 주목한 트렌드는 '수익형부동산'이다. 빌라, 상가에서 월수입을 얻겠다는 심산이다.그러나 무작정 수익형부동산이 좋다는 생각은 금물이다.서초구 서초동의 오피스텔 전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얼마 전 강남역 인근의 오피스텔이 높은 인기로 청약 마감되기도 했는데 수익형 부동산이 너무 과열됐고 분양가도 높아 2~3년 후에는 수익이 남을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 내다봤다.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 수익률은 5% 안팎이고 상가 수익률은 이 보다도 더 낮다"며 "수익형 부동산이 대세라고 하지만 실제 이를 통해 돈을 벌었다는 투자자는 많지 않아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너무 부동산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금융자산 등을 섞어서 포트폴리오를 잘 짜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박미주 기자 beyon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건설부동산부 박미주 기자 beyond@ⓒ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