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23일 베이징회담 결과 이례적 동시발표비핵화 사전조치 수용…6자회담 재개 가시화[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북한이 미국과 만나 핵실험 중지 등을 약속했다. 당초 예상보다 진전된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 그로 인해 6자회담 재개를 가늠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번 양측간 회담은 의미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그러나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연일 대남비난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일 위원장 사망 후 국제무대에서 공식적인 첫 대화상대로 미국을 택한 일 등이 한국을 배제하려는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 기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지난달 23일 베이징에서 열린 회담은 지난해 7월과 10월에 열린 두차례 회담의 연장선 상에 있다. 당초 양측은 12월 3차회담을 가질 계획이었으나 김정일 위원장 사망으로 갑자기 대화가 중단됐다. 이에 이번 베이징 회담을 앞두고 외교가에선 "양측이 서로의 태도를 가늠하는 정도의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북한이 약속한 핵실험 중지ㆍIAEA 사찰허용 등은 당초 예상보다 전향적인 태도로 풀이된다. 미국은 곡물을 포함한 식량지원을 합의했다.북한과 미국 모두 이번 회담결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동시에 발표하면서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관련 국가들간 새로운 기류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제외한 관련국가들 모두가 원하고 있는 6자회담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번에 발표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과 핵실험ㆍ미사일발사 유예 등은 미국이 6자회담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내용들이다.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 25일 "앞으로 6자회담을 재개하는 과정에서 남북비핵화회담 등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이처럼 북미간 대화가 진전된 반면 남북관계는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최근 이산가족상봉 등 비정치적 분야의 제안에 대해서도 북한은 응대조차 하지 않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발표 후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쌍방은 조(조선)미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일련의 신뢰성 조치들을 동시에 취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양측의 교류를 늘리겠다는 내용은 있었지만 한국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외교통상부는 이날 발표 후 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고 "북미간 협의결과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외교가 안팎에선 남북간 경색국면이 길어지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선 결국 북한의 태도가 중요한데 한국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이어갈 경우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북한측 발표에만 포함된 대북 제재해제와 경수로 제공문제도 향후 6자회담 재개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논의가 실제 협의내용이었는지, 아니면 북한이 홀로 주장하는 것인지는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이 거론됐다는 자체가 6자회담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걸 뜻한다.최대열 기자 dy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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