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오전 8시30분에서 11시30분까지 3시간은 라오스증권거래소(LSX)에서 매매가 이뤄지는 시간이다. 지난 3일 오전 거래가 끝날 무렵 찾은 라오스거래소의 전광판은 LSX 종합주가지수를 918.11로 표시하고 있었다. 지난해 1월 개장 때 1000에서 시작한 지수는 '라오스에 생겨난 증시'에 대한 안팎의 기대로 개장 한 달 만에 1864.98까지 올랐으나,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참여가 저조하면서 현재는 개장 당시 대비 10% 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한국, 라오스 양국간 합작거래소인 라오스거래소는 지난 2007년 9월 한국거래소(KRX)와 라오스중앙은행(BOL)간 증권시장 설립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 후 3년 1개월 만에 출범했다. '보펜양(괜찮다, 그럴 수도 있다)' 문화가 기저에 깔린 라오스에서 출범에 속도를 높일 수 있었던 것은 라오스 정부가 그만큼 적극적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직접 투자에 나서는 외국인을 유치하고 싶었던 라오스 정부의 열망이 그만큼 컸던 것.
현재 라오스거래소의 지분은 BOL에서 토지·건물에 대한 부분 51%, 한국거래소에서 IT 및 교육관련 부분 49%를 가지고 있다. IT업무, 직원교육을 비롯한 거래소 운영 제반을 관장하기 위해 한국직원은 총 6명이 와 있다. 상장공시부, 시장감리부, 결제예탁부, 경영관리부, IT운영부를 각각 담당하는 팀장급이 5명, 그리고 박호정 부이사장(사진)이 그들이다. 현재 라오스거래소에는 2개 기업이 상장돼 있다. 이는 지난해 1월 개장 당시와 달라진 게 없다. 하나는 라오스의 국영 전력회사인 EDL에서 발전 부문을 분사해 설립한 라오스 최대 수력발전회사인 EDL-Gen이다.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매출액 30만8175낍(1달러=8000낍), 당기순이익 18만8511낍이다. 공모가 4300낍으로 시작해 지난해 말 기준 주가는 4200낍. 최근에도 비슷한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박 부이사장은 "EDL-Gen은 개장 초 거래량 폭증 후 유상증자 추진 공시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조정장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하나는 라오스중앙은행으로부터 국제 영업부문을 분사해 설립된 라오스 최대 국영은행인 BCEL이다. 역시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매출액 24만2777낍, 당기순이익 15만7004낍이다. BCEL의 공모가대비 상승률은 EDL-Gen보다는 높다. 공모가 5910낍으로 시작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7250낍. 지난해 5월 외국인 투자를 허용한 이후 일시적으로 상승하기도 했으나 EDL-Gen과 함께 소강상태다.
라오스거래소 내 IT센터 내부 모습.
라오스거래소에서 가장 매매비중이 높은 투자자는 외국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투자자의 58%를 차지하고 있다. 국적별로는 중국, 태국이 비슷한 비율로 전체 외국인 투자자의 절반 이상이다. 외국인 다음은 개인으로 전체의 38% 가량이다. 박 부이사장은 "국내 투자자는 대부분 개인 투자자"라며 "기업인뿐만 아니라 공무원들도 투자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는 라오스와 베트남간 합작 증권사인 란상(Lane-xang)증권과 라오스-태국간 합작사인 BCEL-KT증권 등 총 두 곳이다. 두 증권사의 계좌수를 통틀어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8175개 정도고 고객예탁금도 총 499억낍으로 미진하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박 부이사장은 "오는 3월 말에서 4월 초를 목표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도입을 추진 중"이라며 "한국처럼 인터넷망이 잘 돼있지 않기 때문에 장소에는 제약이 있겠지만 이를 통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도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부이사장은 현재 라오스에 상장 회사 수가 적은 이유로 수요가 약하다는 점, 기업들이 그간 정비되지 않았던 회계기준을 상장 가능한 수준으로 맞추는데 애로사항이 있다는 점, 민간기업의 경우 상장을 통한 정보 공개에 거부감이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따라서 정부, 국제회계법인 등과 협조해 우량 상장기업을 발굴해 일정기간 선택과 집중을 할 계획이다. 현재 국영 통신사 ETL은 빠르면 오는 3월 상장될 예정이고 식료품 가공업체 라오-인도 도 상장예비심사 중이다. 박 부이사장은 "현재 라오스에서 잠재적으로 상장 가능한 기업은 38개 정도"라며 "이들을 대상으로 상장효과 및 필요성 등을 알리는 등 지속 관리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부이사장은 라오스거래소의 의미를 단순 투자와 이익회수에 국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0월에는 중국·아세안 포럼에 라오스증권거래소를 대표해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한국거래소와의 합작을 통한 라오스증권거래소의 성공적인 운영에 대해 알리고 큰 박수를 받았다"며 "한두해 수익이 나오는지 아닌지를 짧게 볼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측면에서 접근해 이에 맞는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오스(비엔티엔)= 김유리 기자 yr6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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