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영 회장 '2020년 매출 2조..길게보고 올해 배당 받지 않겠다'

'교통체증' 생겨난 라오스..연간 자동차 증가율 16% 넘어코라오홀딩스, "신차매출 확대·해외진출 통해 올해 30% 매출 성장 이뤄낼 것"2015년부터 매년 자회사 하나씩 추가 상장 계획도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1년 만에 찾은 라오스는 '변신 중'이었다. 오는 11월 아셈(ASEM) 회의를 앞두고 공항을 증축하고 국제컨벤션센터, 호텔 등을 새로 짓는 등 '48개국 정상맞이 준비'가 한창이었다. 현지인들도 보다 활기찬 모습이었는데, 무엇보다 거리에 자동차들이 확연히 늘어 있었다. 한국의 지원을 받은 메콩강 주변 정비사업으로 강가 야시장은 더 큰 규모로 열렸고,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양 옆으로는 자동차가 즐비하게 서 있었다. 출퇴근 시간과 점심시간에는 전에 없던 교통체증까지 생겨났다. 코라오홀딩스도 이같은 변화에 따라 눈에 띄게 성장했다. 오세영 코라오홀딩스 회장(사진)은 5일 코스피 시장 상장 후 1년 2개월이 지난 지금 코라오홀딩스의 가장 큰 변화로 '이익률이 높은 신차 판매비중이 크게 증가한 점'을 꼽았다. 그는 "코라오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억6900만달러로 전년대비 62.6% 늘었는데, 이 가운데 신차 매출이 4200만달러로 전체 매출의 40.1%를 차지했다"며 "이로 인해 라오스 신차 시장에서 코라오홀딩스의 점유율은 65%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신차판매는 전년대비 46% 증가해 월 500대 이상, 연간 6000대 이상 규모를 넘길 것으로 봤다.올해 전체 매출액은 전년대비 35.7% 증가한 230만달러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코라오홀딩스는 먼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대한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라오스 국민들이 선호하는 차종은 픽업트럭이다. 짐을 싣는 용도로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 차체가 높고 견고한 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 회장은 "이같은 의식을 일반 승용차보다 마진율이 높은 SUV에 적용했더니 맞아떨어졌다"며 "디자인과 성능이 우수한 현대·기아차의 SUV를 들여놓자 지난해 말 SUV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판매는 130대로 전체 자동차 판매의 2.9%에 불과했지만 '픽업트럭보다는 SUV'라는 의식 전환을 통해, 라오스 자동차 전체등록 대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픽업트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이와 함께 '1톤트럭은 현대 신차'라는 트렌드도 중장기적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계사 인도차이나뱅크를 통해 6년 할부판매 제도를 도입했다. 기존 중고차를 신차 선금 대신으로 받고 월 288달러 정도로 신차 구매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오 회장은 "현재는 중국 신차보다 현대 중고차가 낫다는 인식이 있지만 언젠가 중국 제품이 품질 경쟁력을 갖추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시장 인식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회장이 꼽는 '지난해 가장 잘 한 일'은 310개 세일즈 네트워크망 구축을 완성한 점이다. 수도 중심 판매에서 전국 거점도시 중심의 판매로 일대 전환이 일어나면서 전국의 수요를 커버할 수 있게 된데다, 향후 자동차 외에도 다양한 아이템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부 팍세 지역에 자동차 쇼룸과 인도차이나뱅크 출장소를 함께 열면서 직전해 250대에 불과했던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 한 달 평균 100대 판매로 늘어났다. 라오스에서의 굳건한 입지를 바탕으로 올해는 해외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먼저 오는 4월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 코라오홀딩스 사무실을 개설할 예정이다. 현재 이를 위한 시장조사가 완료된 상태다. 오 회장은 "캄보디아 역시 라오스처럼 수도에 대형 쇼룸과 AS센터를 함께 구축하고 유통망은 전국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자동차 할부금융을 같이 할 수 있는 캐피털회사와 함께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캄보디아 진출 관련 투자비용은 1500만달러 정도로 예상했다. 진출 첫해인 올해 매출은 1000만달러 가량으로 내다봤으나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지난해에는 라오스교통부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자동차검사소, 등록소, 운전면허시험장, 연습장, 안전관리교육장 등 자동차관련 공적업무를 대행하는 역할도 맡았다. 총 50년 계약으로 올해 비엔티엔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오 회장은 "이 사업은 다음대가 코라오홀딩스를 봤을 때 가장 잘한 사업으로 꼽을 것"이라며 "현재 라오스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약 30만대인데, 라오스의 자동차 증가율을 생각하면 장기 성장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상용차 판매도 시작했다. 지난 2010년 약 7000만달러였던 라오스 상용차 시장은 지난해 2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는 상용차 시장에서 코라오홀딩스의 매출 목표는 3000만달러다. 이를 달성하게 되면 올해 총 매출이 10% 이상 늘어난다. 오는 3월 수도 비엔티엔 내 라오스 최대 상용차 전용 쇼룸을 개설해 덤프트럭, 포크레인, 특수장비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비엔티엔 시내에 있는 코라오홀딩스 본사 전경

오 회장의 꿈은 '2020년까지 그룹이 인도차이나 반도의 톱10 기업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코라오 2020 비전'도 구상했다. 코라오그룹이 2020년 매출 2조원의 제조·금융·유통사업을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기업이 되기 위한 장기계획이다. 오는 2015년부터는 매년 자회사들을 하나씩 한국이나 싱가포르 거래소 등에 상장할 계획도 세웠다. 오 회장은 "최근 모건스탠리에 지분을 판 돈 가운데 150억원 가량은 물류회사인 글로비아에 투자했다"며 "글로비아는 기존 태국, 라오스 시장 거래만으로도 연간 100억원 정도 매출을 내 왔는데 이를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3억5000만 명이 사는 인도차이나반도 전체가 경제 단일제도권으로 가는 추세에서 경쟁력을 갖춘 물류사업의 미래성은 상당하다는 평가다. 인도차이나반도 최고 수준의 물류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2015년께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 오 회장은 "인도차이나뱅크 역시 2014~2015년 즈음 상장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장기 성장을 위해 오 회장은 올해 배당을 포기했다. 최대주주 차등배당 비율을 0으로 둠으로써 배당을 받지 않는 방법이다. 최대주주인 오 회장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69.45%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올해 배당은 나머지 30.55%의 주주들에게만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오 회장이 받은 배당금 총액은 21억5000만원이었는데 올해 배당의 기준이 되는 지난해 실적은 직전해보다 크게 성장했기 때문에 오 회장은 '최소 21억원'을 포기한 셈이다.라오스(비엔티엔)= 김유리 기자 yr6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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