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새해 첫 옵션만기일이다. 그간 1월 옵션만기에는 유독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컸었다. 연말 배당을 노리고 들어온 매수차익거래(현물매수+선물매도) 물량이 청산을 시도하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대거 출회, 지수에 부담이 돼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1월 만기에는 2005년 단 한 번을 제외하고 프로그램이 매도 우위를 보였다. 12일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역시 프로그램이 매도 우위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날 출회될 물량은 국가·지자체의 단기자금 등으로 제한될 것으로 보여 '매물 폭탄으로 인한 지수 충격' 가능성은 낮게 봤다. 오히려 만기 이후 베이시스(현·선물 가격차) 하락에 따른 청산 물량에 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1월 옵션만기일 청산 가능한 물량은 4000억원 규모의 국가 매수잔고로 제한될 것이다. 중립 이상의 차익거래 환경이 유지되고 있어 기관 및 외국인의 대규모 매물 출회 가능성은 낮다. 합성선물과 연계된 만기 변수 또한 중립적이다. 프로그램은 매도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물량은 제한적일 것이고 따라서 부정적인 영향력도 최소화될 것이다.1월 옵션 만기일 제한적 매도 우위와 부정적 영향력의 최소화가 기대됨에 따라 방향성에 보다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뉴욕증시 강세에 이은 유럽 및 상해증시의 반등 양상, 주요 글로벌 증시와의 상대수익률 격차 확대, 외국인의 개별주식 매도 감소에 따른 수급 개선, 변동성지수의 점진적 하향 안정화, 투자심리 개선에 따른 베이시스 강세와 중립 이상의 차익거래 환경 등을 감안할 때 긍정적인 단기 방향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심상범 대우증권 애널리스트= 2009년 이후 1월 만기 이전 프로그램 순매수, 만기일과 이후 순매도 반전의 계절성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는 외국인의 프로그램 매매가 활발했던 탓이다. 단 외국인 매수 차익이 2010년 11월 만기일, 지난해 8월 지수 폭락기 등 두 차례에 걸쳐 증시를 이탈한 탓에 올해는 재연이 어려워 보인다.물론 인덱스펀드의 스위칭 매도 여력은 투신과 보험을 중심으로 최소 3조9000억원 정도 남았지만 이 물량이 폭발하려면 시장 베이시스에서 이론 베이시스를 뺀 괴리차가 -1.4포인트 이하로 하락해야 하므로 당장은 실현이 곤란하다. 다만 국가·지자체는 -0.6포인트 이하에서 프로그램 순매도로 반응할 수 있어 단기적으로 물량 부담이 가능하다.지난해 외국인 배당 투자는 3조6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대량 합성선물 순매도는 없어 이번 만기일 틈타 이탈할 가능성은 없다. 이 물량의 평균 매수 단가는 코스피 1869.91 수준이다. 따라서 배당 수익에도 불구하고 현재 자본 손실 상태이므로 당장 청산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만기 이후 프로그램 순매도 폭발 가능성도 낮은 편이다. 선물 외국인의 순매수 누적은 직전 고점 부근이지만, 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 재차 신규매수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호상 한화증권 애널리스트= 매년 12월은 프로그램 매수세가 많고, 매년 1월은 프로그램 매도세가 많았다. 이는 우리 증시의 계절적인 현상으로 12월 결산법인의 배당락이 연말에 발생되는데 따른 독특한 현상이다. 지난해 연말에 유독 매수세가 많았는데, 아직 본격적인 매도세는 약한 편이어서 긴장된다.12월 초 환율하락과 함께 괴리차 상승이 맞물려 외국인 차익거래 매수세가 1조원 유입됐다. 3조원대의 여력이 남아있는 상태이지만, 환율하락이 좀 더 진행되고 괴리차가 개선돼야 청산 가능하다. 대규모 매도차익은 지연되겠지만 결국 연말 수급이 좋았던 것은 프로그램 덕분이었고, 따라서 언젠가는 갚아야 할 빚이다. 베이시스 0.3포인트가 마지노선으로 추정된다. 베이시스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본격적인 프로그램 매도세가 펼쳐질 것이다. 그러나 현재처럼 베이시스가 0.3 위에서 유지되는 동안에는 당분간 그대로 남을 것이다. 전체 빚에 비하면 무난한 만기로 봐야 하지만 수급상으로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외국인 선물이 다시 포지션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안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만기일 매도 우위가 전망되는 가장 큰 이유는 연간 최저수준에서 최대수준으로 빠르게 증가한 순차익잔고 때문이다. 순차익잔고는 지난해 11월25일 3조8000억원 순매도에서 직전 만기일인 지난달 8일 788억원 순매도 수준까지 증가해 2주 만에 3조7000억원의 순매수가 유입됐다. 연말까지 약 2조1000억원의 비차익매수가 신규 유입된 점을 고려한다면 총 5조8000억원이 배당투자 물량인 것으로 추정된다.배당과 관련된 프로그램 매수잔고는 베이시스 변화에 따라 3월 동시만기일까지 지속적으로 시장에 출회될 것이다. 배당 이벤트로 1월에는 프로그램 매매가 매도 우위의 상황이 연출되는 계절적 효과가 나타난다. 1월 만기일에도 2001년 이후 1번을 제외하고는 프로그램 매도로 마감됐다. 이러한 계절적 요인과 빠르게 증가한 순매수차익잔고를 고려하면 이번 만기에도 매도 우위의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김유리 기자 yr6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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