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페이스] 미국 공략 꿈꾸는 샴페인 제국의 여제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난 샤넬5를 뿌린 채 잠자리에 들고 파이퍼 하이직 한 잔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1960년대 '섹시 아이콘' 마릴린 먼로의 샴페인으로 불리는 프랑스의 '파이퍼 하이직'이 주류업계에 몇 안 되는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올해 대변신한다. 파이퍼 하이직을 이끌 여성은 세실 본퐁(56).227년 역사의 파이퍼 하이직은 지난해 여름 프랑스 명품 주류업체 레미 쿠앵트로에서 EPI로 소유권이 넘어간 뒤 이미지 변신 차원에서 본퐁을 새 CEO로 영입했다. 본퐁은 파이퍼 하이직에 합류하기 전 이미 주류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파리 태생인 그는 파리 소재 경영대학원 유러피안 비즈니스 스쿨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뒤 식품업체 다농, 주류업체 디아지오 등에 몸담았다. 그가 파이퍼 하이직으로 옮기기 직전까지 이끌었던 뵈브 클리코 퐁사르댕은 230년 역사를 지닌 샴페인 제조업체다. 역사가 오래됐다는 점에서 파이퍼 하이직과 닮았다.1772년 프랑스에서 출범한 뵈브 클리코 퐁사르댕은 현재 루이뷔통 브랜드를 소유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산하로 '명품' 이미지까지 겸비하고 있다. 구닥다리 이미지를 벗어던져야 하는 파이퍼 하이직으로서는 뵈브 클리코 퐁사르댕에서 쌓은 본퐁의 경험이 절실한 실정이다.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프랑스 샴페인 업계가 라벨 문제로 고전하고 있지만 본퐁은 절대 기죽거나 절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샴페인'이라는 라벨은 원칙적으로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된 포도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에만 붙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몇몇 나라도 샹파뉴 지역 밖에서 생산된 와인에 샴페인이라는 라벨을 붙일 수 있다. 프랑스 샴페인 업계가 미국의 숱한 '짝퉁'에 밀려 고전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본퐁은 미국 시장에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라벨 혼란에 대해 그리 걱정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에게 진짜 샴페인 맛이 어떤 것인지 직접 경험하고 느끼게 한다면 쉽게 해결될 수 있으리라 자신하는 것이다.본퐁은 파이퍼 하이직을 미국 시장에서 충분히 먹힐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이미지 변신에 애쓰고 있다. 그가 파이퍼 하이직의 이미지 변신을 구상하면서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이 오랜 '역사'다.본퐁은 고급스러움이야말로 과거와 현재의 적절한 균형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그가 지난해 11월 파이퍼 하이직 창업자 일가인 하이직 가문 후손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며 집안 역사에 귀 기울인 것은 이 때문이다.이미지 변신과 함께 미국 주류시장 공략을 입안 중인 본퐁의 마케팅 전략이 역사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시장조사를 통해 알아본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거리에는 흥미가 없다"는 말로 고급화ㆍ차별화 의지를 드러냈다.파이퍼 하이직은 프랑스의 패션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와 손잡고 마케팅 전략을 전개 중이다. 본퐁은 고티에의 자유분방하고 창의적인 스타일이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젊은층을 오랜 역사의 파이퍼 하이직 샴페인 세계로 끌어들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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