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데 긴도스 경제장관 주장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스페인 정부가 은행들에 부동산 부실 자산에 대비해 500억유로의 추가 충당금을 쌓을 것을 요구했다. 파이낸셜 타임스 5일 보도에 따르면, 루이스 데 긴도스 스페인 경제장관은 스페인 은행들이 부실 부동산 자산에 대한 충당금 500억유로를 적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이 정부 지원 없이 부실 자산을 털어내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500억유로는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민간에서 예상한 것보다 많은 것이다. 스페인 중앙은행에 따르면 스페인의 부동산 관련 자산은 약 3380억유로이며 이중 부실 자산은 약 1760억유로다. 당초 시장관계자들은 추가 충당금 규모가 부실 자산 1760억유로의 약 2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긴도스 장관이 요구한 규모는 28%를 넘는 것이다. 부실자산 중 3분의 1 가량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이미 충당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긴도스 장관은 "아일랜드의 사례에서처럼 국제 가치평가 기준을 적용하면 기껏해야 500억유로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은행들이 이익을 내 충당금을 마련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1년 내에 할 수는 없고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스페인에 부동산 문제가 있지만 처리할 수 있다"며 "스페인은 아일랜드가 아니며 부동산 문제의 정도가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스페인은 2007년 10년간 이어졌던 주택건설시장 호황이 끝나고 뒤이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배드뱅크를 설립해 부실 자산을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지만 산탄데르와 BBVA 등 스페인 대형 은행들은 배드뱅크 설립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 대형 은행들은 스스로 부실 자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취약해진 은행에 대해서는 인수합병(M&A)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긴도스 장관도 스페인 저축은행인 카하스의 추가 통합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이미 7개 은행을 구제금융 내지 국유화했으며 이 과정에서 210억유로가 사용됐다.스페인은 올해 재정적자 규모를 GDP 대비 4.4% 수준까지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시장관계자들은 올해 스페인 GDP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스페인 정부는 지난해 재정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8%를 웃돌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관계자들은 지난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8.2%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재정적자 감축 목표치 6%를 웃도는 것이다. 스페인은 지난주 60억유로의 세금 인상과 89억유로 지출 삭감을 긴축안을 공개했다. 긴도스는 리먼브러더스 스페인·포르투갈 대표를 지냈으며 약 2주 전 마리아노 라호이 내각이 출범하면서 경제장관에 취임했다.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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