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재외동포와 북녘 동포 여러분, 임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비상하는 용의 해를 맞아 우리 국운이 세계로 힘차게 뻗어가길 기원합니다. 지난해 우리는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무역 1조 달러의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무역흑자도 당초 예상을 뛰어넘은 333억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전국을 휩쓴 구제역, 백년만의 집중 폭우, 유럽발 재정위기도 우리의 전진을 멈추지 못했습니다. 온 국민이 합심하여 노력한 결과입니다. 그동안 땀 흘려 일한 기업인, 근로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올해 닥칠 파고는 더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경제는 일시적 불황이아니라 새로운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세계 정치 또한 격변기에 들어섰습니다. 미국을 위시한 거의 모든 주요 국가가 올해 지도자를 다시 뽑습니다.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도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으로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국민들이 안심하도록 이런 불확실성에 잘 대처하고 상황을 관리하는데 올해 국정의 중점을 두겠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일자리를 만들고 물가를 안정시키는데 혼신의 힘을 쏟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한반도 정세는 새로운 전환기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변화와 불확실성 속에 새로운 기회도 있기 마련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긴요한 목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입니다. 우리는 기회의창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북한이 진정성 있는 태도로 나온다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함께 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대화를 통해 상호 불신을 해소하고 상생공영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올해에는 북한 핵문제 해결에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합니다. 북한이 진행 중인 핵 관련 활동을 중단하는 대로 6자회담은 재개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6자회담 합의를 통해 북한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고 경제를 회생시키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상존하는 한 우리는 철통 같은 안보태세를 유지할것입니다. 도발 시에는 강력하게 대응할 것입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 통일은 누구보다도 한반도의 주인인 남북한이 함께 해결할 과제입니다. 주변국들도 기꺼이 협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부는 한반도에 밀접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나라들과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저는 작년 10월 오바마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정세와 안보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고, 양국간 공조를 더욱 공고히 하였습니다. 이번 달에는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중국을 국빈방문하여 후진타오 주석과 한중관계의 미래와 양국 공통 관심사에 대해 논의할 것입니다. 최근 일본,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북한 문제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협력에 관해 심도 있는 협의를 가졌습니다. EU, ASEAN 주요국 정상들과도 전략적공조를 긴밀히 해 나가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국력이 지금처럼 강성하고 세계 속에서 위상이 높았던 때는 일찍이 없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0년 G20 정상회의를 주최한 이래 세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적극 기여해 왔습니다. 작년 11월에는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를 주최해 세계적 차원에서 공생발전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논의를 주도하고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오는 3월 서울 핵 안보 정상회의는 우리 역할을 국제안보 분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번 회의는 핵 테러 위협에서 더욱 자유로운 세상을 만드는 이정표를 세우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국제사회가 직면한 중대한 도전에 대응해 인류를 위한 희망과 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세계 경제는 지난 4년 동안 위기의 연속이었습니다. 우리는 국민 모두 힘을 합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경기 회복을 체감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지금 전 세계가 겪는 양극화 현상은 우리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저는 작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생발전'을 제시했습니다. 시장경제도 모든 부문이 협력하고 공생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보았기때문입니다.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하고 모든 국민이 함께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사회가 하나 되어 협력해야 합니다. 정부는 새해 경제 분야 국정 목표를 "서민생활 안정"에 뒀습니다. 지난해에는 물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특히 전세, 월세가 많이 올라서 서민들의 고통이 컸습니다. 국민들이 겪는 고통을 생각하면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습니다. 올해는 어떤 일이 있어도 물가를 3%대 초반에서 잡겠습니다. 성장도 중요하지만물가에 역점을 두겠습니다.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 전월세 가격을 안정시키겠습니다. 특히 집 떠나 공부하는 대학생들을 위해 금년 새 학기 시작 전에 학교 주변에 대학생용 임대주택 1만호를 공급하겠습니다. 일자리를 만드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부는 금년 예산을 '일자리 예산'으로 짜고, 10조원이 넘는 돈을 일자리 확충에 투입할 것입니다. 민간부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소기업에 대해 재정, 금융, 조달, 공정거래 등 모든 측면에서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특히 한미 FTA는 우리 중소기업들에게 큰 기회입니다. 좋은 일자리가 더 많이 만들어 질 수 있습니다. 민관 합동으로 FTA 지원체제를 구축해서 중소기업들이 FTA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일자리를 바라보는 시각도 바꾸겠습니다. '학력'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는 '열린 고용사회'를 만들겠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대학을 졸업해야 하고 그 중에서도 일류대학을 나와야 대우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IT 시대에선 바꿀 수 있습니다. 이미 바뀌어 나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마이스터고를 만들어 집중 지원해 왔습니다.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재학 중에 이미 모두 취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실업계 고등학교도 특성화 고등학교로 바꿔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작년 11월까지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취업을 희망한 사람들 가운데 약 80% 이상이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앞으로 전원 취업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올해부터 당장 공공기관 신규채용 20%를 고교졸업자로 뽑겠습니다. 더 공부하고싶은 사람은 대학에 갈 수 있도록 '선취업-후진학' 제도를 강화하겠습니다. 기업들도 고교 졸업자들의 우수성을 인정해 작년부터 금융권과 대기업에서 이들에 대한 채용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인식과 관행이 바뀌는 희망적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차별 문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같은 일을 하면서 불합리하게 차별받아서는 안됩니다. 정부는 작년에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공공부문부터 솔선해서 기간제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하겠습니다. 올해부터 저임금 근로자 212만 명에게 사회 보험료도 지원하겠습니다. 저출산ㆍ고령화 문제는 우리 미래에 대한 심각한 도전입니다. 출산율 제고를 국가 핵심 과제로 삼고 제가 직접 챙기겠습니다. 부모들의 실질적인 양육 부담을 덜기 위해 태어나서부터 다섯 살까지 어린이에 대한 보육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올해는 '5세 누리과정'을 도입해서 만 다섯 살 어린이를 둔 모든 가정에 보육비와 교육비를 지원합니다. 네 살, 세 살 어린이도 내년부터 지원하겠습니다. 두 살 이하 아기를 둔 모든 부모는 올해부터 누구나 보육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보육에 대한 투자는 복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이자 저출산 고령화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복지제도는 정말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보다 촘촘하게 만들겠습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지역 주민들과 함께 현장을 발로 뛰면서 생계에 어려움을겪는 분들을 찾아내 돕겠습니다. 복지서비스도 개별 가구의 형편에 맞는 맞춤형으로제공하고 복지전달체계도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개선하겠습니다. 재정 건전성을 지키면서도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복지를 펼치겠습니다. 학교 폭력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입니다. 학교 폭력으로 희생된 학생들과 학부모님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학생들의 정서와 문화, 실태를 너무 몰랐던 것 같습니다. 또다시 이런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보다 전문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개선이 필요합니다. 정부 여러 부처와 각계전문가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 따돌림과 폭력의 위험이 없는 학교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 데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사랑하는 청년 여러분, 청년실업은 당사자는 물론 가족 모두의 고통으로, 최우선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국정과제입니다. 선진국형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청년 일자리가 잘 늘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어떻게 하면 한 자리라도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까, 고심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를 7만개 이상 만들겠습니다. 공공부문 신규 채용도 1만 4천명으로 늘리겠습니다. 요즘 주변에서 유망 중소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하다가 취업에 성공한 사례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취업 인턴을 올해 4만 명으로 늘리겠습니다. 취업 대신 1인 창업을 선택해 1년 만에 후배 20명과 함께 일하는 회사를 가꾼 청년 기업인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이런 1인 창업에 도전하는 것은 개인의 성공을 넘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큰 도움이 됩니다. 정부는 그래서 이런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청년들을 위해 5천억 원의 창업자금을지원할 계획입니다. 창업 기회는 나라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정부는 지난 2008년부터 '글로벌청년리더 양성계획'을 세워서 해외봉사와 해외인턴, 해외취업을 적극 추진해 왔습니다. KOICA의 World Friends Korea 해외봉사단은 내년까지 총 2만 명이 활동하게 됩니다. 선진국에도 할 일이 많습니다. 워킹홀리데이 제도를 통해 매년 5만여 명이 해외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미국과의 WEST프로그램, 대학생 해외 인턴십, 대학생 해외봉사단도 숫자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 나가있는 우리 기업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청년여러분, 아프리카에도 가고, 남미에도 가고, 세계 곳곳에 더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바랍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십시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정부가 최대한 뒷받침하겠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뜨거운 열정과 도전 정신, 창의력으로 더 큰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 올해 세계 경제가 매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단기적인 대비 못지않게 길게 보고 성장 잠재력을 키워나가는 일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신성장동력산업과 해외자원개발과 같이 앞으로 대한민국이 30년 이상 먹고 살 길을 더 꼼꼼히 챙기겠습니다.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낼 IT를 포함한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힘쓰겠습니다. 녹색성장 체제를 나라 안팎으로 정착시켜 미래 발전의 토대로 마련하겠습니다. 오는 5월에 열리는 여수세계박람회도 성공적으로 개최해 해양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을높이겠습니다. 올해는 20년 만에 대선과 총선이 한 해에 실시됩니다. 정부는 역사적 책임을 갖고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할 것입니다. 어렵게 항해하는 대한민국호가 소모적 갈등과 분열로 흔들리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합니다. 저는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수 없습니다. 저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점은 바로 잡고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겠습니다.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더 열심히 민생을 챙기겠습니다. 예상되는 경제적 파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주요 부처 업무보고를 지난 연말에 마무리 지었습니다. 예산도 새해 초부터 조속히 집행해 나가겠습니다. 남은 임기 동안도 '하는 대통령'로 조금도 흔들림 없이 국정을 수행하겠습니다. 우리 국민은 지난 반세기 동안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 삼아역사의 새 장을 개척해 왔습니다. 우리가 힘과 마음을 모은다면 어떤 꿈과 희망도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에겐 희망이 있고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습니다. 위기를 넘어 희망의 한 해로 만듭시다. 우리 국민 한 분 한 분에게 행복과 건강이 가득한 2012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고맙습니다. 2012년 1월2일 대통령 이 명 박조영주 기자 yjc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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